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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내 계좌 비상… 고금리 장기화에 AI 반도체 밸류에이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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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내 계좌 비상… 고금리 장기화에 AI 반도체 밸류에이션 균열

미국 5월 고용 예상치의 두 배 상회… 연내 금리 인하 기대 무너지며 긴축 장기화 경보
엔비디아 시총 5조 달러 기대선 붕괴 충격… 한국 HBM 공급망 투자 속도 조절 운명의 기로
미국 노동시장의 예상 밖 견조함이 확인되면서 인공지능(AI) 경제를 견인하던 글로벌 반도체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노동시장의 예상 밖 견조함이 확인되면서 인공지능(AI) 경제를 견인하던 글로벌 반도체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노동시장의 예상 밖 견조함이 확인되면서 인공지능(AI) 경제를 견인하던 글로벌 반도체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했다.

미 고용 지표 호조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그동안 막대한 차입 자금으로 유동성을 확장해 온 기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한 결과다. 이번 폭락으로 뉴욕증시의 주요 기술 기업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 달러(1559조 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 고용 서프라이즈가 부른 긴축 공포… 나스닥 14개월 만에 최악 폭락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Axios)는 지난 5(현지시각) 미국 노동부 발표를 인용해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72000명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망치인 8만 명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서프라이즈다. 둔화 흐름을 보이던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자산 시장은 즉각 재조정(repricing)에 돌입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2% 폭락하며 최근 14개월 사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16%로 뛰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단기 금리 급등은 연준의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가 상향 조정됐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5% 선을 돌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고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확률을 지표 발표 전 50% 미만에서 발표 후 70%까지 높여 잡았다.

엔비디아 5조 달러 밸류에이션 균열… 자금 압박에 반도체주 연쇄 투매


금리 상승 압박은 미래 수익을 담보로 높은 가치를 평가받던 AI 반도체 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AI 인프라 투자는 선행 투자 규모가 막대한 반면 수익 회수 기간이 길어, 금리 상승 시 할인율 상승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밸류에이션 압축 압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구조다.

글로벌 AI 칩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6.2% 급락하며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시가총액 5조 달러(7795조 원) 수준 밑으로 밀려났다. 지난 3일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 전망을 제시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던 브로드컴은 주간 낙폭이 13%를 넘어섰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3% 폭락했고 마벨 테크놀로지, 인텔, AMD, 퀄컴, ARM 등도 일제히 10% 이상 떨어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10% 넘게 주저앉았다.

반도체 수요의 핵심 축인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의 자금 조달 리스크도 부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부담 우려가 반영되며 메타 주가는 5.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9개 메가캡 기술 기업의 평균 하락률은 5.3%에 달했으며, 이들이 상실한 시장 가치는 총 11000억 달러(1714조 원)에 이른다.

정부 지분 인수 아이디어 거론 속 단기 조정과 펀더멘털의 기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AI 인프라 부실화를 막기 위한 정책적 아이디어까지 흘러나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노터스(NOTUS)는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정부가 개별 AI 기업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AI 기업들의 자금난 가능성을 방어하기 위한 선제적 검토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례적 대응의 현실화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용 호조가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시장의 과도한 폭락세를 비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빅테크의 AI 서버 투자 규모에 직결돼 있어 금리 환경 변화가 곧바로 메모리 업황으로 전이되는 구조"라며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국내 기업들의 HBM 공급 계약 조건과 단가 협상에서 빅테크들이 비용 절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나 마하잔 에드워드존스 투자전략책임자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이번 주 낙폭이 크지만, 반도체 부문은 연초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펀더멘털 고갈이 아닌 차익 실현 압력이 결합한 결과로 진단했다.

AI 거품론 조기 경보, 3대 핵심 지표의 역할 정의


미국 발 반도체 폭락 사태가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충격을 가늠하기 위해서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판단 기준은 세 가지다.

첫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4.5% 상회 후 고착화 여부는 'AI 투자 둔화 트리거'. 채권 금리가 이 수준 위에서 안착할 경우 빅테크의 차입 비용이 늘어 AI 서버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둘째, 엔비디아 주가수익비율(PER) 밴드는 '버블과 정상 밸류의 기준선'이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 과도한 선행 기대감이 해소되고 실적 대비 적정 주가 구간을 찾아가는지 점검해야 한다.

셋째, HBM 분기별 인도 단가(ASP) 추이는 '실적 현실화 여부의 척도'.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 실질 마진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가르는 핵심 지표다.

이번 기술주 랠리의 중단은 고금리라는 비용 장벽 앞에서 AI 산업이 단순한 '성장 스토리'에서 벗어나 실제 '현금흐름'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