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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트럼프 이란 전쟁 지지’ 발언에 유럽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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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트럼프 이란 전쟁 지지’ 발언에 유럽 반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공개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럽 각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대서양 동맹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이 유럽 국가들이 결국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자산을 파견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동참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유럽 주요 국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 결정과 관련해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고, 유럽 국가들이 해협 호위를 위한 연합 해군 구성에 참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이 같은 발언이 동맹 내부 입장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 EU 외교관은 “참여 의지를 보이고는 싶지만 현재로서는 이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EU 회원국 대부분은 나토 회원국이기도 하지만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개입 요청을 공동으로 거부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고 밝히며 유럽의 거리두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도 유사한 입장을 내놓으며 군사 개입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즉각적인 군사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겁쟁이들”이라고 비판하며 나토 결속을 압박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정치적으로 재앙적인 실수이자 피할 수 있었던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군 참모총장 파비앙 망동은 미국이 군사 작전을 결정하면서 동맹국과 충분히 공유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은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측은 “나토는 이란 전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동맹국의 안전을 위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부 유럽 국가는 전쟁이 끝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해상 경비 활동에는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한편 일부 유럽 당국자들은 전쟁이 자국의 에너지 가격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과의 회담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더욱 주목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