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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원유 공급난 확산…“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유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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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원유 공급난 확산…“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유가 급등”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이 세계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원유 가격이 이미 급등한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유가 전반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산 특정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산(UAE) 원유를 배럴당 160달러(약 23만4560원)에 매입하고 있다. 이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나 브렌트유 같은 주요 기준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가격 급등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시장에서는 중동산 원유 공급이 막히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고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와 러시아, 콜롬비아산 원유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상승이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르웨이 투자은행 DNB 카네기의 헬게 안드레 마르틴센 에너지 분석가는 “이 상황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이 완전한 공황 상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밝히며 군사 공격을 유예하자 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시장에서는 협상 실패 가능성도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가가 안정되려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는 것뿐 아니라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을 되돌리고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가 상승은 단순한 시장 기대가 아니라 실제 물류 차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원유는 생산부터 정유, 운송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격 상승 영향이 전 세계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두바이유 가격은 150% 이상 급등했으며 브렌트유 상승률(72%)을 크게 웃돌고 있다.

또 브렌트유는 WTI보다 배럴당 12달러(약 1만7592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산 원유가 아시아 시장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운송 비용이 높고 공급 제약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는 황 함량이 높은 ‘사워(sour) 원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요한 스베르드루프 유전과 알래스카 북부 원유 등 다양한 대체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브렌트유 역시 결국 배럴당 150달러(약 21만99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은 이번 봉쇄로 하루 약 1600만배럴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 대체 수송과 비축유 방출이 이뤄지더라도 여전히 하루 1000만배럴 수준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