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82공수사단 최대 7천명 중동 집결…이란 원유 수출 90% 봉쇄 위기
이란, 항모에 순항미사일 발사·에너지 시설 보복 위협…전면전 기로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에 국내 정유업계 "아시아 프리미엄 급등 비상“
이란, 항모에 순항미사일 발사·에너지 시설 보복 위협…전면전 기로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에 국내 정유업계 "아시아 프리미엄 급등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26일(현지시각)의 CNN 보도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미군의 움직임은 단순히 군사적 위협을 넘어 이란의 '석유 자금줄'을 원천 차단해 정권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맨해튼 3분의 1' 작은 섬에 걸린 이란의 운명
카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약 26km 떨어진 면적 약 21㎢의 산호섬이지만, 이곳이 멈추면 이란 경제도 멈춘다.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80~90%가 이곳 터미널을 거쳐 전 세계로 나가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쪽으로 약 480km 지점에 위치한 이 터미널에서는 한 번에 최대 10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원유를 싣고 출항하며, 대부분은 아시아로 향하고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과거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이곳은 양국의 최우선 공격 목표였을 만큼 이란 석유 시스템의 핵심 중 핵심이다.
공습 단행 후 지상군 투입까지 저울질
공습에 이어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 배치도 가시화하고 있다. NYT와 WSJ에 따르면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USS 트리폴리함에 탑승한 제31 해병원정대 약 2200명을 포함해 총 5000명 규모의 해병대·해군 병력의 중동 파견을 승인했다.
여기에 82공수사단 소속 약 2000명도 추가 배치 명령을 받아, 현재 중동에 집결 중인 지상군 전력은 기존 배치 병력 포함 최대 7000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CBS는 "군 당국이 지상군 파병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으며, 민간인 대피 문제까지 논의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의 맞불 경고도 거세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압박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실제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통과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미 해군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측은 자국 발전소나 카르그섬이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페르시아만 내 미국 관련 에너지시설·정보기술 인프라·해수 담수화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등 강경파는 "카르그섬의 에너지 산업을 무력화하는 것만이 이란 경제를 마비시키고 정권을 무너뜨릴 길"이라며 군사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프랭크 맥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은 단순 파괴보다는 섬을 점령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경제에 닥칠 '에너지 흑기사'의 경고
이번 사태는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카르그섬 점령이 가시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약 22만 원)를 순식간에 돌파할 수 있다"며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낮더라도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도입 비용이 급등하는 '아시아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군사 작전 동참을 거듭 압박하고 있어, 한국의 외교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란이 자스크(Jask) 터미널을 개설하며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를 확보하려 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여전히 카르그섬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는 카르그섬의 마비가 곧 글로벌 공급망의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전망: 전면전이냐, 극적인 타결이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완전히 패배했고 협상을 원하지만, 내가 받아들일 만한 조건은 아니다"라고 밝히는 한편, 미국은 파키스탄을 중재국으로 삼아 핵 시설 해체·우라늄 농축 금지·호르무즈 해협 개방·대리 세력 지원 중단·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을 포함한 15개 항목의 요구안을 이란에 공식 전달하며 협상에 나선 상태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이란과의 대화가 진행 중임을 이유로 발전소 및 에너지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을 5일간 유예한 데 이어, 26일(현지시각) 다시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를 4월 6일까지 열흘간 재연장했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 유예는 발전소·에너지시설에 한정된 조치로, 카르그섬 군사시설 공습은 이미 단행됐으며 지상군 점령 준비는 협상 압박 카드로서 병행 진행 중이다.
이란 측도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협상은 없었지만 미국 측에서 여러 중재자들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들을 보내기 시작했다"며 제3자를 매개로 한 간접 접촉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란군 대변인은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15개 요구안을 사실상 거부했고, 미국이 전달한 요구안이 1년 전 핵 협상안의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마음껏 폭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 군사 옵션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4월 6일로 설정된 유예 만료 시한이 이번 사태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인 만큼, 실제 물리적 충돌이 확대될 경우 전 세계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능가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대비한 '플랜 B' 가동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