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년·128억 달러 투자로 광산 80% 장악…이번 협정으로 수성 선언
트럼프 '안보·광물 맞교환' 카드 통할지…콩고는 양쪽 다 잡는 줄타기
트럼프 '안보·광물 맞교환' 카드 통할지…콩고는 양쪽 다 잡는 줄타기
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콩고 정부가 중국과 광업 부문 협력을 심화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미·중이 글로벌 자원 패권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전략적 핵심 광물 대국 콩고가 어느 편도 택하지 않고 '실리 극대화'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중국, 20년 투자로 쌓은 '진지'를 지킨다
중국이 콩고 광업에서 구축한 지배력은 단순한 기업 진출 수준이 아니다.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 연구기관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영 채권단은 2000년부터 2021년 사이 콩고 코발트·구리 광산에 약 128억 5000만 달러(약 19조 4900억 원)를 대출 형태로 쏟아부었다.
2008년에는 60억 달러(약 9조 1000억 원) 규모의 시코민스(SICOMINES) 인프라·자원 계약을 맺어 도로, 송전선, 수력 댐을 짓고 그 대가로 구리 1200만 t, 코발트 60만 t 생산권을 확보했다.
미국 광산 대기업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이 2016년 텐케 풍구루메 광산 지분을 차이나몰리브덴(CMOC) 그룹에 26억 5000만 달러(약 4조 190억 원)에 넘기고, 2020년에는 키산푸 광산 지분까지 CMOC에 매각하면서 CMOC는 코발트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재 콩고 광산의 80% 이상을 중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체결된 협정은 지질 정보 공유, 투자 보호, 원자재 현지 가공 촉진, 콩고 법률 준수 모니터링 체계를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콩고 북동부 대규모 철광석 개발 사업 'MIFOR'에 대한 중국의 우선 지원도 명시됐다.
오는 5월 1일부터는 53개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무관세 혜택 조치에 따라 콩고의 대중국 수출품이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뉴욕대학교(NYU) 콩고연구그룹의 조슈아 워커 연구원은 "미국이 이번 협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이는 워싱턴을 정조준한 반격"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뛰어든 워싱턴, '안보' 카드로 판도 바꾸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콩고와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맺어 서방 자본의 진입, 광물 공급망 다변화, 중국 의존도 축소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워커 연구원은 이 협정이 "더 포괄적이고 구속력이 있다"며 "콩고 동부에서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의 분쟁에 대한 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광업 접근권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광업 기업 버투스미네랄스(Virtus Minerals)가 콩고 광업 기업 케마프(Chemaf)를 약 3000만 달러(약 450억 원)에 인수하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미·아프리카 핵심 광물 협력의 첫 번째 상업적 거래로, 약 10년 만에 미국 소유의 주요 아프리카 광산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의 지원을 받는 코볼드메털스(KoBold Metals)도 콩고 마노노 리튬 매장지 탐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워싱턴 스팀슨센터의 쑨윈(Sun Yun)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은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상당한 취약성을 안고 있으며, 더 많은 자산과 공급 안보를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중국이 깔아 놓은 광산 인프라와 자금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 안팎의 대체적 평가다.
콩고의 선택: 양쪽 모두 필요하다
킨샤사대학교 조셉 치훈다(Joseph Cihunda) 법학 교수는 "콩고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쟁터'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양측 관계의 균형을 의식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콩고에는 광물이 풍부해 미국, 유럽, 중국 모두를 위한 공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콩고 정부는 미국과 논의를 이어가면서도 치세케디 대통령이 중국 관리들을 잇따라 만나 우호적 관계를 재확인했다.
콩고 정부는 미국에 우선 개발 자산 목록을 제공하면서도, 워싱턴과의 협정이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다른 파트너를 찾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워커 연구원은 "콩고는 분명히 양쪽 모두에 걸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서는 콩고의 '등거리 외교'가 단기적으로는 유효하지만 미·중 갈등이 관세 전쟁 등 전면적 경제 분리로 치달을수록 킨샤사도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에 놓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탈코발트'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코발트 수요가 변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기차·방산 수요가 단기간에 대체 기술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콩고 광물을 둘러싼 미·중의 각축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