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대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됐음에도 환급 절차가 지연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하고 있다.
환급 시점과 방식이 불확실한 가운데 일부 중소기업은 파산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1660억달러(약 250조6600억 원) ‘불법 관세’…환급은 안갯속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린 관세로 총 1660억 달러(약 250조6600억 원)를 걷은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징수로 평가된다.
◇ 소송 3000건 넘어…중소기업 “버티기 한계”
환급을 서두르기 위해 현재까지 3000건 이상의 소송이 국제무역법원에 제기됐다. 코스트코, CVS, 닌텐도, 판도라, 하스브로, 스케처스, 닛산 등 대기업들도 소송에 참여했지만 대부분은 환급이 절실한 중소기업이다.
플로리다 탬파에서 온라인 펜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케발 칸타리아는 지난 1년간 관세로 17만5000달러(약 2억6425만 원)를 추가 부담했다. 그는 “현금흐름 위기에 처했다”며 “7월까지 환급을 받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기반 스마트 안경 업체 이노베이티브 아이웨어도 약 30만 달러(약 4억5300만 원) 환급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 돈이 있어야 신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환급 절차 복잡…기업 직접 계산·신청해야
그러나 지난 6일 기준 환급 대상 기업 중 등록을 마친 곳은 10% 미만에 그쳤다. 절차가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 관세 여파 장기화…가격 인상·구조조정 확산
기업들은 이미 관세 부담을 가격 인상이나 구조조정으로 대응해왔다. 일부 기업은 생산 기지를 중국 밖으로 이전했고 직원 수를 줄이거나 제품 라인업을 축소했다.
뉴저지 기반 식품업체 인터내셔널 코코넛은 컨테이너당 8만5000달러(약 1억2835만 원) 물량에 대해 약 1만6000달러(약 2416만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다. 연매출 200만~400만 달러(약 30억2000만~60억4000만 원) 규모의 이 회사는 한때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
또 일부 기업은 환급 청구권을 투자자에게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초기에는 1달러당 0.15~0.30달러 수준이던 제안이 최근 0.70달러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다.
◇ 대기업도 부담…고객 환급 분쟁 가능성
대기업들도 상황이 복잡하다. 월마트와 홈디포 등은 관세 비용을 이미 일부 흡수하거나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환급 이후 고객에게 이를 돌려줘야 하는지 법적 논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페덱스와 UPS는 고객에게 받은 관세를 환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고객은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이번 관세 사태는 단순한 정책 오류를 넘어 기업 현금흐름과 가격 구조, 소비자 부담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환급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