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웨스턴대, 신체 50% 소실에도 구동하는 자가 복구형 모듈 로봇 공개
획일적 휴머노이드 한계 극복…우주·극한지 탐사 ‘기계 종의 진화’ 가속
획일적 휴머노이드 한계 극복…우주·극한지 탐사 ‘기계 종의 진화’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신체가 절단되어도 멈추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는 이른바 ‘메타머신’의 등장은 향후 재난 구조와 우주 탐사 등 극한 환경용 로봇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 매체 ‘퓨처리즘(Futurism)’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노스웨스턴대학교 샘 크리그먼(Sam Kriegman) 교수팀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자가 복구형 모듈 로봇인 ‘메타머신(Metamachines)’에 관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몽둥이질에도 전진… ‘로봇으로 만든 로봇’의 생존 방식
이번 연구의 핵심은 로봇의 '모듈화'를 통한 극단적인 회복력에 있다. 연구팀이 공개한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면 메타머신은 약 50cm 길이의 다리 모양 로봇이 개별 단위가 되어 서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각 모듈은 구체 형태의 ‘엘보우 조인트(방향 전환 관절)’를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이는 마치 생명체의 마디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신체 일부가 소실되는 극한 상황에서도 남은 모듈들이 즉각적으로 제어 알고리즘을 재구성해 이동 능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실제 공개된 영상에서는 연구원이 몽둥이로 로봇의 뒷부분을 타격해 강제로 분리했음에도, 메타머신은 멈추지 않고 남은 앞부분을 활용해 목표지점으로 이동했다.
이는 단 하나의 부품 결함으로도 전체 시스템이 작동 불능에 빠지는 기존 로봇들과는 차원이 다른 내구성을 증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AI가 빚어낸 ‘기계 생태계’… 생물학적 진화 모방
이는 AI 알고리즘이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기계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본능적인 복구 능력은 곤충의 생존 방식과 닮아 있다. 몸이 뒤집힐 경우 즉각적으로 자세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공중 회전과 같은 고난도 동작까지 수행하며 기동성을 확보한다.
크리그먼 교수는 본지 및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체 한 부분이 부상을 입어도 전체는 건재하다”며 “이는 기존의 어떤 모듈형 로봇보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정형 로봇의 등장이 하드웨어 중심의 공학을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중심의 '진화형 로봇 공학'으로 전환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트 휴머노이드’ 시대의 주역… 국내 로봇 산업에 던지는 화두
메타머신과 같은 비정형 로봇 기술은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 중인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 탐사용 뱀 로봇이나, 컬럼비아 대학의 '트러스 링크(Truss Link)'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
국내 로봇 전문가는 "한국의 로봇 산업이 주로 대기업 중심의 가전·제조용 휴머노이드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미국은 이미 AI 알고리즘을 통한 형태의 자유도를 극대화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재난구조나 원전 사고 현장처럼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는 인간의 형태보다 메타머신 같은 자가 복구형 구조가 훨씬 실용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로봇 시장은 ‘얼마나 인간을 닮았느냐’가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느냐’는 생존 지표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머신의 등장은 로봇이 공장 라인을 넘어 험난한 자연환경과 우주로 뻗어 나가는 데 필수적인 ‘회복 탄력성(Resilience)’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