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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TB3, 伊 항모 카보우르 오른다…유럽 첫 함재 무인공격기 운용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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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TB3, 伊 항모 카보우르 오른다…유럽 첫 함재 무인공격기 운용국 부상

베르고토 해군참모총장 공식화…레오나르도 협력망 통해 도입 추진
F-35B와 유·무인 복합 항모비행단 구축…지중해 감시·정밀타격 개념 바꾼다
튀르키예 해군 강습상륙함 TCG 아나돌루의 스키점프대에서 이륙하는 바이락타르 TB3 무인공격기. 이탈리아 해군은 이 기체를 항모 카보우르에 통합해 F-35B와 함께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튀르키예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튀르키예 해군 강습상륙함 TCG 아나돌루의 스키점프대에서 이륙하는 바이락타르 TB3 무인공격기. 이탈리아 해군은 이 기체를 항모 카보우르에 통합해 F-35B와 함께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튀르키예 해군

이탈리아 해군이 튀르키예 바이카르(Baykar)의 함재형 무인공격기 바이락타르 TB3를 항공모함 카보우르(Cavour)에 올리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유인 스텔스 전투기와 고정익 무인공격기를 한 갑판에서 함께 운용하는 새로운 항모 항공전력 구상에 사실상 시동을 건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군사 전문 매체 네이벌 뉴스(Naval News)에 따르면 베루티 베르고토 이탈리아 해군참모총장은 최근 상원 외교·국방위원회 청문회에서 TB3를 카보우르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TB3 운용국이 된다.

베르고토 총장의 발언은 짧았지만 함의는 작지 않았다. 그는 레오나르도와의 협력 구조를 언급하며 “카보우르함에 통합할 수 있고, 감시는 물론 무장 탑재를 통한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이탈리아 해군이 무인기를 단순한 정찰 자산이 아니라, 항모 비행단의 실질적 타격 구성요소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 특히 기존 F-35B 단거리 이륙·수직착륙 전투기 전력에 TB3를 결합할 경우, 고비용 유인 전투기가 담당하던 일부 감시·표적획득·저강도 타격 임무를 무인기가 분담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항모 전투력의 질이 아니라 운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변화다.

F-35B 옆에 TB3 세우는 이탈리아의 계산

TB3는 전 세계적으로 대량 수출된 바이락타르 TB2를 바탕으로 한 해상 운용형 플랫폼이다. 가장 큰 특징은 짧은 비행갑판을 가진 함정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접이식 날개로 갑판과 격납고 공간 활용도를 높였고, 착함 충격과 해상 환경을 견디기 위한 강화 착륙장치와 관련 체계를 반영했다. 네이벌 뉴스는 TB3가 튀르키예 해군의 TCG 아나돌루 같은 단거리 이륙 항모형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TB3는 육상형 무인기를 억지로 바다에 올린 기종이 아니라, 처음부터 바다를 고려해 다듬어진 함재형 무인공격기다.

이탈리아가 이 기체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카보우르는 이미 F-35B를 운용하는 항모지만, 제한된 갑판과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모든 임무를 유인기 중심으로 채우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반면 TB3는 장시간 체공과 감시정찰, 표적 식별, 제한적 정밀타격 임무를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다. 결국 카보우르의 미래는 F-35B만 더 많이 싣는 방향이 아니라, F-35B는 고강도·고위협 임무에 집중시키고 TB3는 상시 감시와 저위험 타격, 해상 상황인식 확대를 맡기는 유·무인 복합 운용 쪽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해군이 노리는 것은 단순한 무인기 도입이 아니라 항모비행단의 ‘층화’다.

TB3가 실제 바다 위에서 어느 정도 잠재력을 입증했는지도 중요하다. 네이벌 뉴스는 튀르키예 해군이 나토의 ‘스테드패스트 다트 2026(Steadfast Dart 2026)’ 훈련에서 TCG 아나돌루를 통해 TB3를 운용하며 정보·감시·정찰(ISR)과 타격 역할 가능성을 부각했다고 전했다. 즉 이탈리아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종이 위 개념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해상 운용 시범을 거친 플랫폼을 자기 항모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셈이다.

지중해 항모전력, 유·무인 복합체계로 재편


이번 결정의 또 다른 축은 산업 협력이다. 이탈리아는 튀르키예 무인기를 단순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국 방산 대기업 레오나르도와 바이카르의 협력 틀을 활용해 TB3를 들여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벌 뉴스는 레오나르도와 바이카르가 유럽 시장을 겨냥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베르고토 총장 역시 획득 경로로 레오나르도를 직접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탈리아가 단순한 플랫폼 운용국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유럽 내 무인항공 체계 통합과 후속 지원, 체계 개량에서 자국 산업의 역할을 키우겠다는 계산까지 깔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르고토 총장이 같은 자리에서 공개한 다른 무인체계 구상도 눈길을 끈다. 그는 해군이 최근 새로운 수직이착륙(VTOL) 무인체계를 도입했으며, 이 체계는 감시범위 확대뿐 아니라 별도 드론을 분리해 사실상 탄약처럼 표적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이탈리아 업체 제너럴 디펜스(General Defence)의 ‘레볼루션(Revolution)’ 드론으로 식별된다. 정찰 드론, 함재 고정익 UCAV, 배회탄약 성격의 소형 무인체계가 하나의 해군 작전망 안에서 중층적으로 엮이는 방향이다. 이탈리아 해군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무인기 한 대 추가”가 아니라, 유인기와 회전익기, 고정익 무인기, 자폭형 소형 드론이 한 갑판과 한 지휘망 아래에서 맞물리는 구조에 가깝다.

전략적으로 보면 이번 선택은 유럽 해군 항공전력의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항모 전력은 소수의 고가 유인 전투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중해처럼 상시 감시가 중요하고, 저강도 위협부터 고강도 분쟁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대비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모든 출격을 F-35B 같은 최상급 자산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TB3 같은 함재 무인공격기는 바로 그 빈틈을 메운다. 값비싼 스텔스기를 굳이 띄우지 않아도 되는 임무를 대신 맡고, 동시에 항모의 눈과 팔을 더 멀리 뻗게 만든다.

이탈리아 해군이 얻게 될 진짜 자산도 여기에 있다. TB3는 단지 새로운 기체가 아니라, 카보우르를 ‘전투기 탑재 함정’에서 ‘유·무인 복합 항공전력 플랫폼’으로 바꾸는 촉매다. 성공적으로 통합될 경우 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은 항모 기반 고정익 무인기 운용국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더 나아가 이는 유럽이 미국식 항모 운용을 단순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자국 해역과 예산, 위협 환경에 맞는 현실적 항모 모델을 찾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중해의 하늘 위에서 F-35B와 TB3가 함께 뜨는 장면은, 앞으로의 해군 항공력이 더 이상 유인기만의 시대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