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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업계 ‘비상경영’ 돌입…이란戰 여파에 항공유 공급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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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업계 ‘비상경영’ 돌입…이란戰 여파에 항공유 공급 차질

지난달 3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킹스퍼드 스미스 공항 활주로에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킹스퍼드 스미스 공항 활주로에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항공사들이 운항 확대 계획을 축소하고 비용 절감에 들어가는 등 경영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며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항공 데이터 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당초 4월 공급 좌석을 전년 대비 5.4% 늘릴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증가율을 0.2%로 크게 낮췄다.

◇ 대한항공 “비상경영 전환”…노선·비용 조정

대한항공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4월 예상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450센트로 사업계획 기준인 220센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유 비용이 통상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지만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비중이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모든 비용 절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항공유 수급 상황을 주시하면서 운항 일정 조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중국과 캄보디아 노선 등 국제선 4개 노선에서 왕복 14편을 4월과 5월에 감편할 예정이다.

◇ 아시아 항공사 타격…유가 급등 직격탄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항공사들의 4월 운항 계획 증가율도 기존 5.8%에서 2.8%로 낮아졌다.

항공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특히 아시아 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영향을 받으면서 항공유와 디젤 등 정제유 가격이 급등했다.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후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에어인디아와 캐세이퍼시픽, 타이항공, 콴타스 등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운임 인상이나 유류 할증료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 유럽도 공급 불안…“4~6주 재고만 확인”


유럽에서도 항공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대형 항공사들은 현재 기준으로 4주에서 6주 정도의 공급만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영국은 최근 중동 의존도를 높인 상태에서 항공유 공급이 막히며 불안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을 줄이는 과정에서 중동 의존도가 확대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유가 저장 조건에 따라 약 1년 정도만 보관 가능한 특성이 있어 공급 차질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모스 하트리파트너스 전략가는 “시장 수급이 계속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현금 확보가 핵심”…저수익 노선부터 축소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금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처드 에번스 시리움 컨설턴트는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부터 줄이고 연료 효율이 낮은 항공기를 우선적으로 운항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 공항협의체 ACI유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0%가 항공유 부족 위험이 높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공항이 정상 수준의 재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이미 유럽의 항공유 공급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