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근접 비행서 오리엔탈레 분지 전체 확인·운석 충돌 섬광까지 포착
NASA 아르테미스 3호 유인 달 착륙 앞두고 핵심 과학 데이터 확보
NASA 아르테미스 3호 유인 달 착륙 앞두고 핵심 과학 데이터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4명이 지난 7일(현지시각)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우주에서 달 뒷면 일부를 맨눈으로 관측하고 그 세부 내용을 생중계하듯 지구로 전달한 것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이 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이번 임무의 전모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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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우주국 소속 임무 전문가 제레미 핸슨은 기록 경신 순간 "우리는 지구가 다시 우리를 끌어당기기 전에 더 먼 우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 기록이 오래 유지되지 않도록 다음 세대에 도전을 물려주겠다"고 무선으로 전했다.
승무원은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 조종사 빅터 글로버, 임무 전문가 크리스티나 코크, 핸슨으로 구성됐다. 이번 비행의 핵심 과학 목표는 달 표면 30개 지점 관측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38억 년 전 형성된 오리엔탈레 분지다. 지름 약 965km에 이르는 이 거대 분화구는 달의 근면(지구 쪽)과 원면(뒷면) 경계에 걸쳐 있어 위성 사진만으로는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NASA는 이번 승무원이 오리엔탈레 분지 전체를 육안으로 확인한 최초의 인간이라고 밝혔다. 와이즈먼 사령관은 교신에서 "환형 고리가 달 뒷면에 새겨진 두 개의 입술처럼 보인다고들 하는데, 실제로는 훈련 때 기억보다 훨씬 더 둥글고 뚜렷했다"고 전했다.
위성도 못 잡아낸 것들…색깔·충돌 섬광·일식을 맨눈으로
이번 비행이 단순한 기록 경신을 넘어 과학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 등 기존 위성 장비가 달 표면 전체를 고해상도로 촬영해왔음에도, 이번 임무에서 인간의 눈은 기계가 놓쳤던 정보들을 속속 잡아냈다.
대학우주연구협회(USRA) 행성 지질학자 데이비드 크링 박사는 NPR에 "경이로움을 담은 인간의 목소리로 관측 내용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달 과학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캠퍼스 행성과학자 폴 헤인 교수도 NPR 라디오에서 "카메라가 잡아내지 못하는 달 표면 세부 정보를 인간의 눈이 파악해낸다"고 했다.
이번 비행에서 포착된 대표적 사례가 색 변화 관측이다. 핸슨 전문가는 달 고원 한 곳에서 "달 어느 지점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녹색 빛깔이 돈다"고 전했다.
아르테미스 2호 달 과학 책임자 켈시 영은 관측 전날 기자회견에서 "잘 훈련된 인간의 눈은 순식간에 미묘한 색 차이를 구분해낼 수 있다"며 모래사장에 손전등을 비출 때 각도에 따라 색조와 지형이 달라 보이는 현상에 빗대어 설명했다.
크링 박사는 다만 "눈은 색을 착각할 수 있어 색상 관측 자체에 지나친 비중을 두기는 이르다"며 "향후 표본 채취를 거쳐야 확인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식 관측도 이번 임무의 하이라이트였다. 달 원면을 지나는 동안 태양이 달 뒤로 완전히 숨는 현상이 약 1시간 동안 이어졌고, 승무원들은 달 가장자리로 번져 나오는 태양 바깥 대기(코로나)를 육안으로 포착했다.
글로버 조종사는 "공상과학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했고, 와이즈먼 사령관은 "뇌가 눈앞의 광경을 처리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일식 관측 중에는 달 표면에 소형 운석이 충돌할 때 나타나는 섬광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크링 박사는 "충돌 사진 자료는 있지만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 경이로움이 아르테미스 3호에서 달 표면을 직접 밟게 될 우주인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아르테미스 3호 달 착륙 전초전…남극 지형 데이터 확보
아르테미스 계획의 최종 목표는 유인 달 착륙이다. 아르테미스 3호는 달 남극에 우주인을 내려보내는 임무로, NASA는 현재 2026년 이후를 목표 시점으로 준비 중이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 임무는 그 전초전이었다.
크링 박사는 "달 남극의 고도 변화는 지구의 에베레스트 산 높이를 웃돌 만큼 극적이다"며 "평면 사진으로는 이 사실이 전달되지 않는데, 이번 비행에서 글로버 조종사가 그 현실감을 처음 실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승무원들은 비행 중 분화구 두 곳에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다. 하나는 탑승 우주선 이름을 따 '인티그리티(Integrity)', 다른 하나는 와이즈먼 사령관의 작고한 아내 이름을 따 '캐롤(Carroll)'이었다.
달을 사이에 두고 지구와 달을 동시에 바라본 코크 임무 전문가는 "지구가 달보다 훨씬 밝다"며 두 천체의 반사율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영 책임자는 "오직 인간만이 기여할 수 있는 관측"이라며 "우리 모두를 함께 데려가 준 것 같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다누리호가 쌓은 달 궤도 탐사 데이터와 이번 아르테미스 2호의 근접 관측 결과가 맞닿는 지점에서, 인류의 달 복귀 시나리오는 한층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 차례는 발자국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