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값 6개월 새 10배 '비정상 폭등'… 100만 원대 중저가폰 원가 70%가 반도체값
중국 정부, CXMT·YMTC 긴급 소집 "자국 기업부터 살려라"… 수급 대란에 가격 통제력 상실
애플, 한국산 대신 중국산 NAND 채택 승부수… 독주 체제 굳히며 시장 점유율 23% '쇼크'
중국 정부, CXMT·YMTC 긴급 소집 "자국 기업부터 살려라"… 수급 대란에 가격 통제력 상실
애플, 한국산 대신 중국산 NAND 채택 승부수… 독주 체제 굳히며 시장 점유율 23% '쇼크'
이미지 확대보기디지타임즈(Digitimes)가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의 비정상적인 폭등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을 소집해 '소방수'로 투입했지만, 이미 불붙은 가격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폰 값 절반 이상이 메모리값"… 6개월 새 10배 뛴 낸드플래시의 습격
지난 2025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2026년 들어 임계점을 넘었다. 특히 스마트폰의 데이터 저장 용량을 결정하는 낸드플래시(NAND Flash) 가격은 최근 6개월 사이 최대 10배까지 치솟았다.
시장 조사 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1500위안(약 32만5100 원) 미만 보급형 기기의 경우 메모리(LPDDR+NAND)가 전체 부품 원가(BO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과거 10~20% 수준이던 메모리 비중이 기기 전체 가격을 좌우하는 수준까지 비대해진 것이다.
이 탓에 '가성비'를 앞세우던 오포(Oppo)와 비보(Vivo) 등 중국 브랜드들은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부터 일부 모델 가격을 최대 1000위안(약 21만6700원)가량 인상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꺾여 최대 25%까지 급감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 긴급 개입했지만… '자국 우선 공급'도 역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중국 정부는 최근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자국 반도체 리더들을 소집해 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당국은 로컬 스마트폰 브랜드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했으나 시장은 회의적이다.
현재 CXMT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이 낮은 구형 제품(DDR4)보다는 고부가 가치인 DDR5 수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급 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행정 명령만으로 시장 가격을 억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소비자 구매 지원이 아닌 제조사의 원가 보전으로 돌려야 한다"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의 영리한 공급망 흔들기… "삼성·SK하이닉스 대신 중국산 쓴다"
반면 애플은 이 위기를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애플은 원가 상승 압박을 독자적인 서비스 생태계 수익으로 상쇄하며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다. 그 결과 2026년 초 9주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급증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주목할 점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 YMTC의 낸드플래시를 아이폰 공급망에 전격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의 규제 명단(1260H)에서 YMTC가 제외된 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 글로벌 IT 분석가는 "애플이 중국산 부품 채택을 늘리는 것은 원가 절감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노린 고도의 전략"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장기적인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내 폰 가격 결정할 '3대 변수'… 2027년까지 '공급자 주도' 이어진다
2026년 스마트폰 시장은 단순한 제품 경쟁의 차원을 넘어섰다. 반도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확보하느냐는 ‘공급망 장악력’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나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 흐름을 읽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메모리 고정거래가격 변화 추이다. 현재 10배 가까이 폭등한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언제쯤 하향 안정세로 접어드느냐가 관건이다. 이 가격이 꺾이는 시점이 곧 고공행진 중인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둘째, 애플의 YMTC 채택 비중 여부다. 아이폰 내부에 중국산 반도체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간 시장을 독점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지형을 흔드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셋째, 중국 내수 점유율 재편이다. 가격 인상을 견디지 못한 로컬 브랜드에서 이탈한 소비자들이 과연 프리미엄을 앞세운 애플로 갈지, 아니면 화웨이로 쏠릴지가 향후 5년의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가들은 오는 2027년 이후 신규 반도체 공장들이 본격 가동되기 전까지는 제조사가 아닌 반도체 공급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사양 메모리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당분간 가격 인상 압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자산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