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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마 정련' 미 스타트업, 중국 희토류 90% 점유율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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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마 정련' 미 스타트업, 중국 희토류 90% 점유율 깬다

래디파이, 친환경 추출 성공… 2030년 중국 지배력 69% 하락 전망
전기차·항공우주 핵심 금속 '미싱 미들' 해결사 등극… 글로벌 공급망 요동
 '래디파이 메탈스(Radify Metals, 이하 래디파이)'는 수소 플라스마 반응기를 통해 희토류 산화물을 순수 금속으로 100% 전환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래디파이 메탈스(Radify Metals, 이하 래디파이)'는 수소 플라스마 반응기를 통해 희토류 산화물을 순수 금속으로 100% 전환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전 세계 정련 용량의 90% 이상을 틀어쥐고 무기화해 온 '희토류 가공' 분야에서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플라스마(Plasma)를 활용한 파괴적 혁신을 선보이며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소재 '래디파이 메탈스(Radify Metals, 이하 래디파이)'는 수소 플라스마 반응기를 통해 희토류 산화물을 순수 금속으로 100% 전환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기술은 채굴 이후 단계에서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정련 공정'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플라스마 공법… 중국 의존 '미싱 미들' 정조준


그동안 서방 국가들은 희토류 광산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정착 이를 산업용 금속으로 가공하는 정련 단계에서는 중국에 무릎을 꿇어왔다.

기존 제련 방식은 막대한 화학 오염물질을 배출해 환경 규제가 엄격한 국가에서는 설비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래디파이가 개발한 수소 플라스마 반응기는 이러한 '잃어버린 중간 고리(Missing Middle)'를 정조준했다. 잭 데트와일러(Zach Detweiler) 래디파이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의 모든 마디가 균형을 이뤄야 진정한 자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래디파이의 공법은 수소를 가열해 만든 플라스마로 산소를 분리하며, 부산물로 오직 '수증기'만 배출하는 획기적인 친환경성을 갖췄다.

중국 '가격 무기화' 무력화… 소형화로 확보한 '피벗' 생존력


래디파이 기술의 핵심 경쟁력은 '유연성'에 있다. 기존 대규모 정련소와 달리 래디파이의 장비는 크기가 작고 공정 전환이 빠르다. 이는 중국의 가격 후려치기(Bottom out)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방어 기제가 된다.
데트와일러 CEO는 "중국이 특정 희토류 가격을 인위적으로 폭락시켜도, 우리는 즉시 장비 설정을 바꿔 티타늄이나 지르코늄 등 다른 고부가가치 금속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래디파이는 디스프로륨과 사마륨 정련에 집중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하루 수 kg 생산을 거쳐 100kg급 시범(Pilot) 플랜트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2030년 중국 점유율 69%로 하락… 공급망 주도권 이동하나


시장에서는 이번 기술 혁신이 중국의 패권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영향으로 중국의 희토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90%에서 2030년 69%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이 지난 1월 1일부터 실버(Ag) 등 핵심 광물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며 자원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래디파이 같은 기술적 대안의 등장은 서방 제조사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비중국산 희토류 가격이 중국산보다 훨씬 비싸지만, 래디파이가 양산 체제를 갖춘다면 장기적으로는 가격 평행선(Parity)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월가 전문가들 또한 이 기술이 안착할 경우 반도체, 전기차,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 전반의 공급망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래디파이는 향후 희토류를 넘어 우라늄, 하프늄 등 전략 금속 전반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인류의 금속 제조 문법을 바꾸겠다는 이들의 도전이 30년간 이어진 중국의 '자원 독점 시대'에 마침표를 찍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