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그랩 할증료 인상·베트남 철도 요금 10% 급등… 디젤 가격은 최대 140% 폭등
비료·사료값 상승에 식료품가 연쇄 타격… 휴전에도 '호르무즈 마비'에 소비 침체 우려
비료·사료값 상승에 식료품가 연쇄 타격… 휴전에도 '호르무즈 마비'에 소비 침체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로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치솟으면서, 그동안 저렴한 물가를 유지해온 동남아 주요국들의 가계 지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지역 경제 전체가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1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유가 상승분이 물류와 농업 전반으로 전이되면서 서민들의 일상을 지탱하던 저렴한 생맥주와 대중교통 요금마저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 출근길 발 묶인 서민들… 기름값에 ‘송끄란’ 귀향도 포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고 석유 비축량이 선진국에 비해 적어 유가 상승의 충격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Grab)은 연료 할증세를 인상했으며, 인도네시아행 페리 노선도 할증료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국영 철도는 전쟁 전 대비 요금을 10% 이상 올렸으며, 태국의 디젤 가격은 리터당 50바트($1.56)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국 최대 명절인 송끄란(Songkran)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폭등한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롤랜드버거의 시모무라 켄이치 전문가는 "가처분 소득 감소가 전체 소비를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비료·사료값 폭등에 식탁 물가 직격탄… ‘비아 호이’ 가격도 상승
에너지 위기는 농업과 식품 산업에도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 중동발 요소 비료와 가축 사료용 곡물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식재료 가격이 연쇄 상승 중이다.
태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전쟁 전보다 8% 올랐고, 계란(9%)과 팜유(8%)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가축 사료비 상승과 원유 대체재(바이오 연료) 수요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베트남의 국영 맥주 기업 하베코(Habeco)는 에너지와 운송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출하 가격을 최대 7% 인상했다. 이는 베트남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저렴한 생맥주 ‘비아 호이(bia hoi)’ 가격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 정부의 가격 통제와 기업의 ‘이익 압박’
동남아 각국 정부는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생필품 가격 동결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는 기업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식품 생산업체에 가격 인상을 금지했고, 태국 정부도 라면 등 주요 품목에 가격 통제를 시행했다.
태국 사하 그룹과 카라바오 그룹은 6월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으나, 포장재(플라스틱) 비용이 20% 상승하는 등 내부적인 비용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반응이다.
시모무라 전문가는 "소비자 관련 기업들의 매출은 늘어날 수 있으나, 비용 상승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해 이익은 크게 압박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기업 및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CJ제일제당, 오리온 등 동남아 내수 시장 비중이 큰 한국 식품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정부의 가격 통제 사이에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지 원재료 조달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료비 상승은 역설적으로 효율적인 물류 경로 최적화 소프트웨어나 전기 오토바이(E-Bike)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들의 시장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란 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기 전까지는 고물가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동남아 진출 기업들은 고비용 구조를 상수로 둔 장기 경영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