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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가상자산 쉐도우 아스널’ 11조 돌파… 한국 반도체·금융망 ‘불똥’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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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가상자산 쉐도우 아스널’ 11조 돌파… 한국 반도체·금융망 ‘불똥’ 경계해야

혁명수비대, 가상자산 유입액 50% 장악하며 미사일·드론 조달 창구로 활용
중국계 세탁망(CMLN) 결합해 제재 무력화… 기업 ‘세컨더리 보이콧’ 리스크 확산
이란 정권이 가상자산을 활용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는 ‘가상자산 그림자 무기고(Crypto Shadow Arsenal)’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정권이 가상자산을 활용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는 ‘가상자산 그림자 무기고(Crypto Shadow Arsenal)’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 정권이 가상자산을 활용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는 가상자산 그림자 무기고(Crypto Shadow Arsenal)’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전체 가상자산 흐름의 절반 이상을 장악, 이를 미사일과 드론 부품 조달에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착화할 뿐만 아니라, 조달 과정에서 한국산 반도체 등 이중용도 품목의 불법 유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철저한 공급망 관리가 요구된다.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는 지난 9(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이란의 가상자산 생태계 규모가 778000만 달러(115500억 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리알화 가치가 2018년 대비 90% 폭락하고 인플레이션이 50%에 육박하는 경제 붕괴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정권의 생존 줄이자 전쟁 수행 도구로 진화한 결과다.

혁명수비대가 삼킨 4조 원… 테더-트론결합해 무기 자금화


과거 일반 시민들의 자산 보호 수단이었던 가상자산은 이제 IRGC의 핵심 금융망으로 변질됐다. 체이널리시스 조사 결과, IRGC 연루 지갑으로 유입된 자금은 202420억 달러(29700억 원)에서 지난해 30억 달러(445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란 내 전체 가상자산 유입액의 50%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들이 선호하는 결제 수단은 트론(Tron) 네트워크 기반의 테더(USDT)’. 비트코인보다 전송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며, 중앙화된 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을 노렸다. 이란 국방부는 최근 무기 수출 대금으로 가상자산을 직접 수용하겠다고 공언하며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계 세탁 네트워크(CMLN), ‘범죄의 아마존역할


이란의 가상자산 세탁은 중국계 자금세탁 네트워크(CMLN)라는 전문 인프라와 결합하며 더욱 정교해졌다. 중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와 가상자산 금지 조치 이후 등장한 이들은 텔레그램 기반 에스크로 플랫폼과 '머니 뮬(자금 운반책)'을 활용해 이른바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5CMLN이 처리한 불법 가상자산은 161억 달러(239100억 원), 글로벌 불법 세탁 활동의 20%를 차지한다. 세탁된 자금은 홍콩과 유동성이 풍부한 두바이의 유령회사를 거쳐 드론 및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 배터리, 전자부품 구매에 투입된다.

이 네트워크는 이란뿐만 아니라 북한의 해킹 자금세탁, 러시아의 제재 회피 경로로도 활용되며 ()서방 가상자산 동맹의 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기업·금융권 세컨더리 보이콧리스크 주의보


이란의 가상자산 전술 변화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위협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올해 초 940억 달러(139조 원) 규모의 자금을 처리한 가상자산 거래소 제드섹(Zedcex) 등을 전격 제재하며 최대 압박강도를 높였다.

국내 전문가들은 특히 반도체 산업의 피해를 우려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란이 조달하는 드론 부품 중 상당수가 민수용으로 위장된 이중용도 반도체로 우리 기업의 제품이 불법 유통망을 통해 이란 무기에 탑재될 경우, 미국으로부터 공급망 제재를 받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란발 에너지 안보 위기도 현재진행형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가상자산 유출입이 급증하는 현상은 이란 정권의 전비 확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안정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 된다.

디지털 무기고로 변한 가상자산… 경제 안보차원서 대응 서둘러야


이처럼 가상자산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경제 전장의 핵심 동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 트럼프 행정부의 친() 가상자산 행보 속에서도 적대국을 향한 온체인(On-chain) 감시망은 오히려 정교해지는 추세다. 이란 등 제재 대상국들이 가상자산을 그림자 금융의 보루로 삼으면서, 우리 기업과 정부도 가상자산 안보를 국가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과 안보 지형을 결정지을 3대 핵심 지표로 우선 미 재무부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꼽는다. 테더(USDT) 등 달러 연동 코인의 발행사에 대한 직접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이란 등 적대국의 주요 자금줄인 테더-트론결합 망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는 곧 글로벌 제재 회피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번째는 중국 내 가상자산 지하 금융(CMLN)의 단속 강도다. 전문화된 중국계 자금세탁 네트워크는 이란의 무기 조달을 돕는 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위축 여부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의 완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직접적인 척도가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최종 사용자(End-User) 검증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 가상자산으로 세탁된 자금이 우리 기업의 반도체나 이중용도 품목을 불법 조달하는 데 쓰일 경우, 해당 기업은 미국으로부터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치명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이란의 디지털 무기고가 견고해질수록 국제 사회의 금융 봉쇄망 역시 촘촘해질 수밖에 없다. 기술의 탈중앙화가 초래한 그림자 금융의 성장이 우리 경제 현장에 어떤 파고를 몰고 올지, 민관이 협력해 안보 파수꾼 역할을 수행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