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권한' 묶이자 '통상법 301조'로 우회… 고관세 상시화 전략
3.5% 고성장 자신감 속 연준에 "금리 대폭 인하" 압박 수위 높여
3.5% 고성장 자신감 속 연준에 "금리 대폭 인하" 압박 수위 높여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기대했던 글로벌 금융 시장에 다시 한번 '관세발(發) 찬물'이 끼얹어졌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행사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컨퍼런스를 통해, 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제동이 걸린 보편 관세 체제를 '통상법 301조'를 동원해 오는 7월 초까지 원상 복구하겠다고 천명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베선트 장관은 미국 경제가 올해 3.5% 이상의 견고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더욱 과감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압박했다.
대법원 문턱 걸린 '보편 관세', 301조로 '정조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관세 장벽'은 최근 사법부라는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지난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보편 관세 부과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초과했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했던 국가 비상사태 기반의 상호 관세 체계는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사법적 setback(차질)이 있었으나, 이미 법적 효력이 검증된 '통상법 301조' 조사를 통해 7월 초면 관세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임시 적용 중인 10% 보편 관세가 오는 7월 24일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근거로 한 301조 고율 관세를 즉각 대체 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행정부가 사법부의 견제를 피해 더욱 정교하고 장기적인 '고관세 베이스라인'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변수일 뿐"… 3.5% 성장의 자신감
이란과의 전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하방 위험을 경고하고 있지만, 미국 재무부의 시선은 '초강세 성장'을 향해 있다.
베선트 장관은 "전쟁의 여파가 경제 지표에 반영되는 시점은 불분명하나,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올해 미국 성장률이 3.5%를 쉽게 초과할 수 있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4% 달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러한 자신감은 통화 당국을 향한 날 선 비판으로 이어졌다. 베선트 장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판단에서 거듭 실수를 범해왔다"고 직격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6%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2.7%)를 밑도는 등 물가 둔화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그는 "연준이 지표가 더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면, 결국 금리를 내릴 때는 지금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폭의 인하가 단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연준의 소극적인 금리 인하 속도를 비판했다.
공급망 재편 가속… 7월 '301조 파고' 대비해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현재 진행 중인 301조 조사는 단순한 보복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산업 과잉생산과 강제 노동 관행 등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는 한국 등 주요 수출국에 적지 않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IMF(2.1%)와 주요 투자은행(IB, 2.3%)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재무부보다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오는 7월은 미국 대법원의 판결 효력 상실과 301조 조사가 맞물리는 '통상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높이면서도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초강경 자국 우선주의'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도 관세 상시화라는 새로운 경제 질서에 맞춘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