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메모리 슈퍼사이클 가맹자 될 1분기 성적표… '2026 반도체 전쟁' 예고편
미국 대중 제재 압박 속 '중국 매출 20%' 수성 관건… 샌디스크 등 메모리株 '구조적 수혜' 주목
미국 대중 제재 압박 속 '중국 매출 20%' 수성 관건… 샌디스크 등 메모리株 '구조적 수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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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슈퍼 을'의 귀환… 삼성·TSMC 러브콜에 웃는 ASML
ASML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100% 이상 폭등하며 AI 랠리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배런스(Barron's)는 14일 보도를 통해 "이번 실적 발표는 AI 데이터센터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얼마나 깊숙이 확산했는지를 증명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가 향후 수년간 공격적인 증설을 예고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HBM 생산라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이 최첨단 칩을 생산하기 위해선 ASML의 노광장비 확보가 필수적이다. 비록 ASML이 분기별 신규 주문 수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으나, 업계에서는 장기 수주 흐름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장비 인도 시점에 따라 분기 매출은 변동될 수 있지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빅테크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해 ASML의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중 제재' 압박, 20% 벽 깨질까
성장의 이면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그림자가 짙다. 미 의회 내 초당적 그룹이 중국향 반도체 장비 수출을 추가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ASML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SML은 지난 1월, 2026년 중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에도 유사한 전망을 내놓고 실제로는 매출의 33%를 중국에서 거둬들인 전례가 있어 시장의 불신은 여전하다.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 간 수출 규제 합의 수위에 따라 ASML의 현금 흐름은 물론,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급 전략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구조적 승자' 샌디스크, 메모리 판도 바꾼다
장비 단에서 ASML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면, 메모리 단에서는 샌디스크(SNDK)의 약진이 독보적이다. 샌디스크는 올해 주가가 약 300% 폭등하며 오는 20일 나스닥 1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
에버코어 ISI(Evercore ISI)는 샌디스크를 "단순 경기민감주에서 구조적인 AI 수혜주로 진화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1200달러(약 176만 원)로 상향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2600달러(약 382만 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파격적인 진단도 내놨다.
AI 서버용 고성능 저장장치(SSD)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공급은 2028년까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메모리 가격 하락을 막는 '가격 하한선' 역할을 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투자,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세 가지
전쟁, 금리, AI 빅테크들의 지속 투자 가능성, 전기료 인상과 물 부족 우려에 따른 데이터 센터 건설 반대 움직임 등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진 지금, 투자자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지표는 결국 실적이며, 다음 세 가지는 꼭 챙겨볼 필요가 있다.
첫째, ASML의 장비 인도 시점이다. 대당 가격이 원화로 5000억 원을 웃도는 만큼, 매출 인식 시점 하나로 분기 실적이 크게 흔들린다. 단기 수치보다 장기 계약의 '질'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둘째, 미·네덜란드 수출 규제 협상의 향방이다. 중국향 장비 판매 중단 여부는 ASML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운영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셋째, HBM 가동률과 SSD 단가 흐름이다. 샌디스크·마이크론의 실적 호조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 신호다. 이 두 지표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 반등 강도를 가늠할 핵심 잣대가 된다.
지금의 반도체 경쟁은 '더 똑똑한 칩'을 만드는 싸움을 넘어섰다. 그 칩을 찍어낼 장비와 저장 공간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의 전쟁으로 판이 바뀌었다. 다음 ASML 실적 발표는 이 거대한 전쟁의 승패를 가늠할 예고편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