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호르무즈 봉쇄’에 원유 조달 비상… 인도 해상서 ‘이어달리기’ 환적까지

글로벌이코노믹

日, ‘호르무즈 봉쇄’에 원유 조달 비상… 인도 해상서 ‘이어달리기’ 환적까지

에네오스(ENEOS), 위험 해역 피해 공해상서 원유 옮겨 싣는 ‘고육지책’ 가동
오만산 원유 인도 거쳐 29일 가고시마 도착… “안전 확보 위한 비상 조달 확산될 것”
지난 12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주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2일(현지시각) 오만 무산담주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의 95%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이 공해상에서 배를 맞대고 원유를 옮겨 싣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에너지 수급에 나섰다.

위험 해역에 대형 유조선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중소형 선박을 동원해 안전 지대까지 원유를 실어 나르는 ‘비상 조달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진풍경이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선박 추적 데이터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석유기업인 에네오스(ENEOS)의 해운 자회사가 소속 초대형 유조선(VLCC) '브라이트 호라이즌(Bright Horizon)'호를 투입해 인도 뭄바이 인근 해상에서 오만산 원유를 환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는 오는 29일 일본 가고시마현 키이레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표적’ 피하려 덩치 줄여 통과… 일본 제유소의 생존 전략


이번 조달의 핵심은 ‘안전’이다. 브라이트 호라이즌호는 200만 배럴급 대형 선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옮겨 실은 물량은 약 75만 배럴에 불과하다.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되기 쉬운 대형 유조선 대신 중형 선박인 ‘선롱(Shenlong)’호가 호르무즈 인근 위험 지역에서 원유를 싣고 나온 뒤, 인도 인근 안전 해상에서 대형선에 물량을 넘겨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에네오스 홀딩스 측은 이번 비상 조달 건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거부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일본 에너지 공급망의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일본형 우회 조달, 단기 해결책으로 확산될 것”


일본은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전쟁 여파로 해협이 막히면 국가 경제가 마비될 위험이 크다. 기존 대체 경로인 UAE 푸자이라항 등도 안전이 불확실해지면서 이러한 해상 환적 방식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사 컨설팅 기업 시핑 스트래티지 마크 윌리엄스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다른 구매자들이 이와 같은 회피책을 시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처럼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제유소들에게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될 때까지 실행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단기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달 초 아부다비산 원유가 말레이시아 해상에서 환적되어 홋카이도로 향하는 등, 일본 전역의 제유소들이 ‘해상 이어달리기’ 조달 방식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