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년 경력 한승훈 부사장 전격 영입… ‘기술 자존심’ 버리고 ‘고객 확보’ 사활
1.8나노 운명의 카운트다운… 엔비디아·퀄컴 ‘제3의 선택지’ 부상에 한국 반도체 비상
1.8나노 운명의 카운트다운… 엔비디아·퀄컴 ‘제3의 선택지’ 부상에 한국 반도체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한 전 부사장은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총괄하는 나가 찬드라세카란(Naga Chandrasekaran) 부문장 직속인 파운드리 서비스 부문 총괄 매니저로 배치됐다. 오는 5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삼성전자에서 10년 넘게 쌓은 파운드리 전략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텔의 외부 수주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제조에서 서비스로"… 인텔, 삼성의 '영업 DNA' 이식
인텔의 이번 행보는 과거 자사 칩 제조에만 골두하던 폐쇄적 공룡에서 벗어나,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를 모시는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동안 인텔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을 갖췄음에도, 위탁 생산자로서의 서비스 마인드와 고객 대응력 부족이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나가 찬드라세카란 부문장은 "이번 영입은 인텔 파운드리가 고객 중심의 실행력과 긴밀한 소통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삼성의 영업 핵심을 영입함으로써, 초미세공정 로드맵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대형 고객사와의 협상력을 단번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립부 탄의 '턴어라운드' 도박… 1.8나노 공정이 성패 가른다
최근 인텔의 재건을 진두지휘하는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는 파운드리 사업을 그룹의 명운을 건 핵심축으로 설정했다. 인텔이 내세운 1.8nm(18A) 공정은 삼성과 TSMC를 단번에 앞지르겠다는 ‘도약 전략’의 핵심이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냉정하다. 기술 발표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양산 단계에서의 '수율'과 '성능'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공정 기술력 증명보다 더 어려운 '생산 파트너로서의 신뢰'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경쟁사인 삼성의 내부 사정과 고객사 계약 구조에 밝은 한 전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기술 격차를 메우는 것만큼이나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찔러 수주로 연결하겠다는 강력한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반도체 '인재 유출' 비상… "기술 격차만이 살길"
삼성전자로서는 뼈아픈 타격이다. 파운드리 부문의 수율 안정화와 대형 고객 이탈 방지가 절실한 시점에 핵심 임원이 경쟁사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큰손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텔을 '제3의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삼성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단순히 인력 유출을 경계하는 수준을 넘어, 2nm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압도적인 수율 확보를 통해 '기술 실체'를 증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추격하는 만큼, 삼성은 테일러 공장 가동과 3nm GAA 공정 고도화로 '넘볼 수 없는 격차(Grip)'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조에서 신뢰로"…인텔 파운드리의 질주, 한국 반도체의 응전
인텔의 파격적 인재 영입은 단순한 인력 보강을 넘어선 시장 전략의 재편을 예고한다.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의 핵심 축이 '공정 기술'에서 '서비스 신뢰와 공급망 안정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이번 영입이 명확히 시사하기 때문이다.
인텔이 18A(1.8nm) 공정에서 주요 팹리스 고객을 선점하는 속도만큼,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가동과 3nm GAA 수율 안정화로 기술 실체를 증명해야 한다.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이 지정학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텔을 '제3의 공급처'로 공식화하는 흐름이 가속되면, TSMC 1강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점유율 방어 전선은 더욱 좁아진다.
인재를 붙드는 힘과 기술의 실체를 시장에 입증하는 속도, 이 두 변수가 내 계좌의 삼성전자 주식과 대한민국 반도체의 명운을 결정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