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석유 공급망 불안에 ‘에너지 안보’ 비상… 지속가능채권 발행 안정세 회복
정부, 20조 엔 규모 ‘주권 전환채권’ 통해 수소·암모니아·차세대 원전 투자 박차
정부, 20조 엔 규모 ‘주권 전환채권’ 통해 수소·암모니아·차세대 원전 투자 박차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석유 공급 중단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일본 금융권과 정부는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기후 금융(Climate Finance)’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의 지속가능성 관련 채권 시장은 지난 2년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올해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에너지 안보가 곧 국가 생존”… 기후 금융 향한 관심 고조
일본 금융계는 최근의 중동 분쟁이 일본의 에너지 다각화 필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SMBC 닛코 증권은 2026 회계연도(2027년 3월까지) 지속가능성 채권 발행액이 전년 수준인 100억 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 증권은 발행량이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미국과 달리 일본은 기후 정책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마누라이프 투자관리의 오시다 슌스케 책임자는 "이번 위기는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는 일본의 취약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며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화석 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조 엔 규모 ‘주권 기후 전환 채권’… 차세대 기술에 올인
일본 정부는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주권 기후 전환 채권(Sovereign Climate Transition Bonds)’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달된 자금은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 발전,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차세대 태양광 전지, 부유식 해상 풍력, 첨단 원자력 시스템 등 아직 시범 단계에 있는 미래 기술의 상업화에 투입된다.
AI 산업 발전에 따른 데이터 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무배출 전력원 확보가 일본 경제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 현실적인 난관… 탄소 감축 속도 둔화와 석탄 회귀
야심 찬 목표에도 불구하고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일본 환경부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탄소 배출량은 1.9% 감소했으나, 전년도(3.9%)에 비해 감소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일본은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배출량 46%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감축률은 28.7%에 그치고 있어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호르무즈 위기에 따른 에너지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일본 정부는 일시적으로 석탄 발전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동남아 국가들의 중동 외 원유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10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약속하는 등, 환경적 가치와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최근의 금리 상승 기조는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지속가능성 채권 발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일부 기업들이 일반 회사채로 선회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 한국 에너지 업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주권 전환 채권’은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여 대규모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모델이다. 한국 정부 역시 탄소 중립 가속화를 위해 국채 발행과 연계된 녹색 금융 표준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집중 투자하는 수소, 암모니아, 해상 풍력 분야는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이기도 하다. 한·일 간 차세대 에너지 기술 표준화 및 공급망 공동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지정학적 위기 시 화석 연료로의 일시적 회귀가 불가피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유연하면서도 장기적인 에너지 믹스 전략(원전 활용 등)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