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의 배신, 외인들은 왜 AI 칩 던지고 안드로이드로 옮기나
개미들 모르는 'AI 피크아웃' 3대 지표… 내 계좌 '독' 될까 '득' 될까
개미들 모르는 'AI 피크아웃' 3대 지표… 내 계좌 '독' 될까 '득' 될까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Barron's)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1분기 주당순이익(EPS)에서 시장 전망치를 5.7% 웃도는 성적을 거뒀으나, 뉴욕 증시 내 주식예탁증권(ADR) 가격은 오히려 3.6%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재평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실적 파티는 끝났나… '슈퍼 을' ASML·TSMC의 경고
이번 하락은 AI 칩 제조의 핵심인 고성능 컴퓨팅(HPC) 매출 비중이 61%까지 치솟으며 'AI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TSMC조차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노광장비 독점 기업 ASML 역시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를 9.2% 상회했음에도 주가는 이틀간 6% 넘게 폭락했다.
특히 TSMC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상향하며 ASML 장비를 대거 구매하겠다고 밝힌 점도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 2월 '역대급'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5.5% 밀렸던 엔비디아의 사례처럼, 이제 시장은 '얼마나 벌었는가'보다 '이 속도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개미들 시선 돌린다… 안드로이드·차량용 반도체의 '조용한 반란'
AI 칩 종목들이 고전하는 사이, 그동안 소외됐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량용 반도체 관련주는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TSMC의 1분기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으나, 시장은 이를 오히려 '바닥 확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퀄컴, 스카이웍스, 코보 등 안드로이드 관련주들은 16일 뉴욕 증시에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그간 메모리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독주하던 애플의 점유율이 흔들리는 반면, 안드로이드 진영의 수요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NXP 세미컨덕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들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 둔화 우려를 뚫고 주가가 상승하며 '포스트 AI'의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인가 '거품 붕괴'인가
국내 반도체 투톱의 향방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026년을 1990년대 호황기에 버금가는 '슈퍼사이클'로 규정하며 글로벌 D램 매출이 역대급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를 수혜 1순위로 꼽으며 HBM3E 중심의 견조한 수요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가 임계점에 도달해 꺾일 경우, 공급자 우위였던 메모리 시장이 급반전하며 범용 D램 가격이 동반 폭락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중 반도체 규제 강화와 중동발 에너지 쇼크에 따른 원가 상승은 국내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내 계좌 지킬 'AI 거품 판별' 3대 지표
반도체 투자자라면 향후 발표될 아래 지표를 통해 매도 시점을 가늠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CAPEX 하향 조정 여부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투자 계획이 10% 이상 깎이면 AI 수요 붕괴의 신호다.
둘째, 데이터센터용 칩 재고율이다. 공급 과잉 여부를 판단할 변곡점이다.
셋째, 금리 경로와 밸류에이션이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AI 종목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유지되려면 압도적인 실적 성장이 계속 증명되어야 한다.
'AI'라는 이름표만으로 주가가 폭등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확인되는 안드로이드와 전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