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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화장실" 중국 전기차의 파격… 샤오미·화웨이 잡을 '비장의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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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화장실" 중국 전기차의 파격… 샤오미·화웨이 잡을 '비장의 카드' 될까

세레스, AITO M8에 '차량용 변비' 해소용 특허 출원… 위생·악취 방지 기술 집약
장거리 정체 잦은 중국 시장 겨냥… 1954년 롤스로이스 이후 72년 만의 현대적 부활
중국 세레스(Seres)는 자사의 차세대 대형 SUV인 '아이트(AITO) M8'에 전용 화장실을 탑재하기 위한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세레스(Seres)는 자사의 차세대 대형 SUV인 '아이트(AITO) M8'에 전용 화장실을 탑재하기 위한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혁신 경쟁이 이제 '탑승자의 생리현상 해결'이라는 파격적인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독일 유력 매체 빌드(Bild)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혁신 전기차 제조사 세레스(Seres)는 자사의 차세대 대형 SUV인 '아이트(AITO) M8'에 전용 화장실을 탑재하기 위한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이번 보도는 세레스가 중국 지식재산권국에 제출한 상세 도면과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양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구체적인 설계안을 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버튼 하나에 조수석 밑에서 '스르륵'… 캠핑카 기술 접목한 첨단 설계


이번에 공개된 세레스의 '차량용 화장실(In-vehicle toilet)' 시스템은 공간 활용의 극대화를 노린 것이 핵심이다.

평소에는 조수석 하부의 전용 수납함에 숨겨져 있다가, 운전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음성 명령을 내리면 레일을 따라 실내로 미끄러지듯 나오는 방식이다.

기존 캠핑카나 이동식 주택에서 사용하던 카세트식 화장실의 원리를 대폭 개량한 이 시스템은 좁은 승용차 내부라는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첨단 공조 기술을 집약했다.

세레스 측이 제출한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오물을 건조하고 기화시키는 '회전식 가열 소자'와 내부 악취를 차량 외부로 즉각 배출하는 전용 환풍기 및 배기 덕트가 핵심 장치로 포함됐다.

이는 밀폐된 차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생과 악취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54년 롤스로이스의 '황금 변기' 오마주인가… 심각한 교통체증의 궁여지책인가


차량 내 화장실 설치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1954년 미국의 발명가 조셉 마수치(Joseph J. Masuch)가 주문 제작한 '롤스로이스 실버 레이스(Silver Wraith)'에는 조수석 아래에 황금으로 도금된 변기가 설치된 바 있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12만 6500유로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를 현재 시장 환율(1달러당 1467.8원 기준, 유로-달러 교차 환율 적용 시)로 환산하면 약 2억 원을 상회하는 가치다.

하지만 세레스의 이번 시도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는 배경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특유의 심각한 교통체증이 이러한 '극단적인 편의사양'의 탄생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의 주요 대도시에서는 한 번 정체가 시작되면 수 시간 동안 고속도로에 고립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 안이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 공간'으로 변모함에 따라, 생리현상 해결은 미래 모빌리티의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리함과 거부감 사이의 줄타기… 양산 여부에 쏠리는 눈길


세레스가 이 특허 기술을 실제 '아이트 M8' 모델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위생 관리의 번거로움과 사용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은 여전한 과제로 남기 때문이다.

오물이 담긴 저장 탱크를 사용자가 직접 비워야 한다는 점도 프리미엄 SUV 구매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는 엇갈린다. 베이징의 한 자동차 시장 분석가는 "유럽이나 한국 시장에서는 정서적 거부감이 크겠지만, 광활한 대륙을 이동해야 하는 중국이나 북미 시장에서는 특정 수요층을 공략하는 킬러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화웨이와 협력해 만든 '아이트' 브랜드로 급성장 중인 세레스가 이번 '달리는 화장실' 카드를 통해 샤오미 등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레스는 현재 해당 장치의 정확한 탑재 시기나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