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안보회의서 ‘신형 식민화’ 우려 분출… 데이터 유출 및 자국 정부 개입 리스크 부각
유럽 ‘유로스택’으로 자립 모색, 일본은 제조업 기반 ‘물리적 AI’로 승부수
유럽 ‘유로스택’으로 자립 모색, 일본은 제조업 기반 ‘물리적 AI’로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이란 전쟁에서 미군이 AI를 통해 표적을 식별하고 공격 우선순위를 할당하는 등 압도적인 전장 지배력을 과시하자, 역설적으로 유럽과 일본 등 우방국들 사이에서는 미국 플랫폼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 가져올 전략적 위험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의 히로유키 아키타 논설위원은 글로벌 권력 균형을 재편하는 AI의 이면을 심층 분석했다.
◇ 뮌헨 안보회의의 화두: “데이터와 자본의 쏠림, 새로운 식민화인가”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 비공개 회담에서는 미국의 글로벌 AI 지배력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본이 미국 소수의 빅테크 기업으로 집중되면서, 이를 이용하는 국가들이 협상력을 잃고 대안이 없는 ‘의존의 늪’에 빠지는 현상을 ‘식민화’에 비유했다.
미국산 AI를 사실상 ‘안전하고 정당하다’고 맹신해 온 기존 가정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알고리즘의 투명성 강화와 글로벌 규제 메커니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 ‘AI 식민주의’가 초래할 3대 전략적 위험
디지털 정책 전문가들은 특정국 AI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구체적인 위험으로 경제적 유출, 데이터 주권 상실, 정치적 개입을 꼽았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의 80% 이상을 외부(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사용료 유출로 이어진다. 일본 역시 2023년 디지털 서비스 무역 적자가 약 5.5조 엔(350억 달러)에 달하며 경제적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클라우드 법’에 따라 미 정부는 해외 서버의 데이터라도 자국 기업에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앤스로픽(Anthropic)의 군사적 사용 제한 분쟁 이후 연방 차원의 사용을 중단시킨 사례는, 국가 안보 상황에 따라 워싱턴이 민간 AI 서비스를 언제든 중단하거나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유럽과 중국의 반격… 일본의 ‘제3의 길’ 전략
미국의 독주에 대응해 각국은 기술 자립을 위한 장벽을 쌓기 시작했다.
유럽은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독자적인 디지털 스택을 구축하는 이니셔티브를 가동했다.
중국은 미국 기술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국내 대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리스 밀러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AI 모델 품질은 미국에 약 6개월 뒤처져 있으나 그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일본은 범용 AI 대신 금융·제조업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수직적 AI’와 일본의 강점인 제조 현장 데이터를 결합한 ‘물리적 AI(로봇 및 기계 제어)’에 집중하여 미국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한국 IT 및 안보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특정 국가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국가 핵심 서비스가 멈추지 않도록, 한국만의 거대언어모델(LLM)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전략처럼 한국도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특화형 AI’ 시장을 선점하여 미국 빅테크가 침투할 수 없는 기술 장벽을 세워야 할 것이다.
미국 AI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과 협력하여 ‘중간 지대’의 AI 표준을 만들고 신흥국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요구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