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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빈코리아, 美 법원서 졸리비 제소…"아일랜드 법인은 위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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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빈코리아, 美 법원서 졸리비 제소…"아일랜드 법인은 위장기업"

"가맹점주를 ATM 취급"…4억 달러 쥔 졸리비 아일랜드 법인, 韓 법원·美 소송서 동시 쟁점화
SMCC아일랜드 주주자금 4억 200만 달러…2024년 순이익 2070만 달러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코퍼레이션(Jollibee Foods Corporation·JFC)이 소유한 글로벌 커피 체인 '커피빈 앤 티리프'의 한국 독점 프랜차이즈 업체 커피빈코리아가, 졸리비 본사와 아일랜드 자회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코퍼레이션(Jollibee Foods Corporation·JFC)이 소유한 글로벌 커피 체인 '커피빈 앤 티리프'의 한국 독점 프랜차이즈 업체 커피빈코리아가, 졸리비 본사와 아일랜드 자회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코퍼레이션(Jollibee Foods Corporation·JFC)이 소유한 글로벌 커피 체인 '커피빈 앤 티리프'의 한국 독점 프랜차이즈 업체 커피빈코리아가, 졸리비 본사와 아일랜드 자회사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일랜드 매체 인디펜던트(Independent.ie)20(현지시각) 소장 내용을 인용해, 커피빈코리아가 졸리비와 아일랜드 골웨이 소재 자회사 '슈퍼 매그니피센트 커피 컴퍼니 아일랜드(Super Magnificent Coffee Company Ireland Limited·이하 SMCC아일랜드)''탈세 구조의 일부로 설립된 위장 법인(sham)'으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분쟁은 한국에서 진행 중인 경찰 수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행정법원 판결과 맞물려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4억 달러 쌓인 아일랜드 자회사가 분쟁의 중심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SMCC아일랜드는 2024년 말 기준 주주 자금(shareholder funds)이 약 4200만 달러(5915억 원)에 달하며, 같은 해 매출 3520만 달러(517억 원)에 순이익 2070만 달러(304억 원)를 기록했다. 이사진에는 졸리비 경영진이 포함돼 있다.

SMCC아일랜드는 2019822일 졸리비가 미국 커피빈 본사 '인터내셔널 커피 앤 티(ICT LLC)'35000만 달러(5150억 원)에 인수한 직후 설립된 법인이다. 졸리비 그룹 법인구조 공시에 따르면, 인수 직후 아일랜드·싱가포르·헝가리에 연쇄적으로 자회사가 설립됐고, 기존 미국 지주사는 헝가리 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현재 SMCC아일랜드는 '더 커피 빈 앤 티리프' 브랜드의 글로벌 프랜차이즈 계약 주체(franchisor) 역할을 맡고 있다.

커피빈코리아의 주장, "위장 법인 통한 로열티 수취"


커피빈코리아는 소장에서 "인수 이후 단순했던 기업구조가 상호 연결된 복잡한 실체들의 그물망으로 변모했고, 그 주된 목적은 JFC가 의심스러운 조세 계획을 통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커피빈코리아는 "JFC는 일련의 그림자 법인들을 통해 상당한 로열티를 요구하면서, 정작 가맹본부로서의 의무는 완전히 무시했다"는 입장이다.

커피빈코리아 측은 소장에서 졸리비 인수 이후 "품질을 중시하던 브랜드라는 외양과 달리, 커피빈은 가맹점을 투자에 대한 상호 이익을 나누는 파트너가 아닌 ATM 기기로 보는 인색한 지배자로 전락했다"고도 주장했다. 커피빈코리아는 SMCC아일랜드가 '억압, 사기, 악의(oppression, fraud and malice)'를 가지고 행동했다는 법적 주장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용문들은 커피빈코리아가 제출한 소장의 법적 주장(allegations)이며, 미국 법원에서 아직 사실관계가 심리되지 않은 단계이다.

한국 법원·경찰·공정위 동시 진행


분쟁은 한국에서도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토니 탄 칵티옹(Tony Tan Caktiong) 졸리비 회장과 SMCC아일랜드 관계자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강요미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가 202511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부터 SMCC아일랜드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에 대한 교육·마케팅·운영 지원을 중단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의 '영업지원 등의 거절'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핵심 쟁점은 로열티와 조세 문제다. SMCC아일랜드는 한·아일랜드 조세조약을 근거로 한국에서 원천징수세율 0% 적용을 주장하며 가맹금 전액 송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빈코리아는 201910월부터 20224월까지 발생한 가맹금 약 98억 원 중 법인세·지방소득세 약 20억 원을 제외한 약 76억 원만 송금했다. 이에 SMCC아일랜드가 관할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과세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1심 재판부는 "SMCC아일랜드는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며, 커피빈코리아로부터 사용료를 수취하면서 실질적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MCC아일랜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인디펜던트는 미국 소장에서 이 한국 법원 판단 인용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관련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SMCC아일랜드의 계약 해지 시도가 분쟁 도화선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SMCC아일랜드는 지난해 커피빈코리아와의 프랜차이즈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이 조치가 부당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측 주장은 커피빈코리아가 2001년부터 약 20년간 한국에서 커피빈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소장에 따르면, 2011년에는 한국 내 매장이 약 217개까지 늘어났고, 한때 최대 300개 가까이 매장이 운영됐다. 기존 개별 가맹 계약은 커피빈 본사의 미국 자회사 'CBTL Franchising'과 체결된 구조였다.

커피빈코리아 실적 악화와 맞물린 분쟁


분쟁 격화 시점은 커피빈코리아의 실적 악화 국면과 겹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소식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약 1580억 원에서 2024년 약 1528억 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약 1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약 1435억 원(전년 대비 6.1% 감소), 순손실 51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매장 수는 2019291개를 정점으로 2020279, 2021258, 2022238, 2023228, 2024221개로 6년 연속 감소했다. 커피빈코리아는 한국에서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졸리비는 2024년 한국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약 23800만 달러(3503억 원)에 인수했고, 전체 거래 규모는 약 34000만 달러(4700억 원)였다. 20262월에는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올데이'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 외식 시장 M&A를 공격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커피빈코리아가 소장에서 "JFC가 이후 한국에서 경쟁 커피 체인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고 지적한 점도 전했다.

투자자·업계 체크포인트


이번 사안은 여러 법적 절차가 병행 중이라는 점에서 확정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우나, 업계가 주시해야 할 쟁점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서울행정법원 항소심의 '도관회사' 판단 유지 여부다. 1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유사한 조세조약 기반 구조를 가진 다른 다국적 프랜차이즈 로열티 구조에도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둘째,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의 민사 소송 결과다. 아직 심리 초기 단계이며, 커피빈코리아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일방 주장(allegations) 단계다.

셋째, 한국 경찰 수사와 공정위 조사 결과다. 형사 혐의 인정 또는 가맹사업법 위반 확인 시, 브랜드 신뢰도와 한국 사업 지속 가능성에 영향이 예상된다.

한편,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졸리비푸즈에 대해 매체가 코멘트를 요청한 상태이나 보도 시점까지 공식 답변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졸리비 측이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사실에서 볼 수 있듯, 회사 측은 SMCC아일랜드가 실질적 사업 법인이라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업계 소식과 인디펜던트 보도를 종합하면, SMCC아일랜드는 커피빈 브랜드의 상표권·프랜차이즈 계약 관리·각국 운영사에 대한 라이선싱 기능을 수행하는 글로벌 허브로 위치해 있으며, 회사 측은 이를 근거로 아일랜드 세제 혜택 적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