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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비밀 AI 스타트업, 기업가치 56조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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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비밀 AI 스타트업, 기업가치 56조원 등극

출범 6개월 만에 JP모건·블랙록서 14조원 유치
챗봇 아닌 '물리 AI'로 산업 재편…오픈AI 넘어서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AI 패권 경쟁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아마존 창업자가 직접 뛰어들었다.

그가 공동 창업한 비밀 AI 스타트업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가 기업가치 약 380억 달러(약 56조원)로 평가받으며 100억 달러(약 14조 79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가 지난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JP모건과 블랙록이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투자는 아직 최종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출범 6개월 만에 누적 투자금 23조원 돌파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11월 베이조스가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직접 나서며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AI 연구소다. 아마존 CEO에서 물러난 2021년 이후 베이조스가 맡는 첫 경영 직책이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창업 당시 유치한 62억 달러(약 9조 1720억원)를 포함해 총 누적 투자금이 162억 달러(약 23조원)를 웃돌게 된다.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빅람 '빅' 바자지(Vikram "Vik" Bajaj)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물리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구글 X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 '윙(Wing)'과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Waymo)'의 초기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또한 구글 알파벳 산하 생명과학 기업 '베릴리(Verily)'를 공동 창업하고, AI 신약 개발 회사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를 설립하는 등 과학과 산업을 잇는 연구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프로메테우스 임직원은 120명을 넘어섰으며, 메타(Meta), 오픈AI(OpenAI), 딥마인드(DeepMind) 출신 연구자들을 대거 영입한 상태다.

오는 4월 초에는 xAI 공동 창업자 카일 코식(Kyle Kosic)을 오픈AI에서 끌어오는 데 성공하며 인재 확보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챗봇 아닌 '물리 AI'…제조·항공우주·반도체 겨냥


프로메테우스가 개발 중인 기술은 기존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챗봇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회사는 제조, 항공우주, 로봇공학, 신약 개발 분야에서 재료가 응력에 반응하는 방식, 기계가 고장 나는 원인, 생산라인이 무너지는 패턴 등 실제 물리 현상 데이터를 학습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문화된 모델을 활용해 수작업 공정을 가속화하고 자원 소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는 이 접근 방식이 기존 AI와 차별화되는 핵심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텍스트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대형 언어 모델과 달리, 실제 공정 데이터와 실험적 시행착오에서 학습하는 물리 AI는 반도체 설계 자동화나 위성 제조 공정 최적화 같은 영역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메테우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런던과 취리히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어 유럽 산업 시장 공략도 이미 시작한 셈이다.

100조원 홀딩컴퍼니 구상…'산업 재편' 노린 총력전


베이조스의 구상은 단순한 AI 연구소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다. 베이조스는 AI 기술로 영향을 받게 될 산업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투자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홀딩컴퍼니 조성을 중동과 동남아시아 투자자들과 초기 논의 중이다.

인수한 기업들의 운영 데이터를 다시 프로메테우스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구조로, 베이조스가 데이터와 지분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수 대상으로는 엔지니어링·건축·설계 분야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오픈AI가 기업가치 290억 달러(약 42조원)에 도달하기까지 8년이 걸린 반면, 프로메테우스는 출범 직후부터 그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같은 '물리 AI' 영역을 겨냥한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오픈AI 연구 부문 부사장 출신 윌리엄 페두스(William Fedus)가 창업한 '페리오딕 랩스(Periodic Labs)'가 대표적이다.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xAI, 앤트로픽(Anthropic) 등 기존 강자들도 산업 AI 분야 진출을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물리 AI가 주요 산업에서 실제로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방대한 자금력과 스타 창업자가 결합된 드문 조합"이라는 평가와 함께, "산업 현장 데이터 확보와 모델 검증에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베이조스의 개인 재산은 현재 2240억 달러(약 331조원)로 추산되며, 이것이 프로메테우스가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