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부족에 전력 바닥"…영국 의회, 총리 개입까지 공개 요구
앤슨함 단독 전개→이란전 즉시 철수…"함대 한계 넘어 혹사"
앤슨함 단독 전개→이란전 즉시 철수…"함대 한계 넘어 혹사"
이미지 확대보기28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하원 국방위원회는 최신 보고서에서 "AUKUS 이행 과정에서 지연과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계획 좌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호주 안보가 영국 잠수함 생산 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총리의 직접 개입까지 촉구했다.
"수십 년 투자 부족…잠수함 가용 전력 위기 수준"
문제의 핵심은 영국의 취약한 산업 기반이다. 보고서는 조선업이 수십 년간 투자 부족 상태였고, 잠수함 가용 전력은 "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영국은 바로-인-퍼니스 단 한 곳에서만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으며, 2억 파운드를 투입한 현대화 사업조차 일정이 이미 지연된 상태다.
전력 규모 역시 심각하다. 보고서는 영국 잠수함 함대를 "현존 세대 기준 가장 작은 수준"으로 평가했고, RUSI의 시다르트 카우샬은 "현재 운용 방식은 함대를 소진시키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단순한 전력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현실은 실제 작전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2월 호주 퍼스에 입항한 HMS 앤슨은 AUKUS 신뢰를 보여주는 상징적 전개로 평가됐지만, 당시 이 함정은 영국이 해상에 투입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공격형 잠수함이었다. 이란전이 발발하자 곧바로 중동으로 재배치되며 호주에서 조기 철수했고, 보고서는 이를 두고 "애스튜트급 함대를 한계 이상으로 혹사시킨 사례"라고 지적했다.
호주는 영국에 전적으로 의존…미국 버지니아급도 불확실
호주가 직면한 전력 공백도 현실화되고 있다. 기존 콜린스급 잠수함 퇴역 이후 핵잠수함 도입까지 긴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를 메우기 위해 버지니아급 잠수함 3~5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국 역시 조선 능력 부족으로 목표 전력 66척 대비 49척만 보유한 상태여서 공급 자체가 불확실하다.
핵심 전력인 SSN-AUKUS의 일정도 문제다. 영국 해군용은 2030년대 후반, 호주 해군용은 2040년대 초에야 배치될 전망이다. 호주는 최대 8척 도입에 총 3680억 호주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미 46억 달러를 영국 조선 역량 강화에 약속하고 약 5억 달러를 선지급했다.
보고서는 기술과 산업 문제 외에도 정치 리더십 부재를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며 총리의 직접 개입을 요구했고, 스티븐 러브그로브의 AUKUS 검토 보고서가 1년 넘게 공개되지 않은 점도 정부 신뢰를 훼손하는 사례로 지적했다. 탄 데시 위원장은 "작은 지연이 누적되면 결국 치명적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AUKUS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시간과 산업, 정치 의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의 생산 능력, 미국의 공급 여력, 호주의 전력 공백이 동시에 얽히면서, 이 동맹의 균열은 '가능성'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현실'로 바뀌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