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72% '경이적 수치'… 엔비디아·TSMC도 제쳤다
HBM이 바꾼 갑을관계, 개인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돈의 흐름' 3가지
HBM이 바꾼 갑을관계, 개인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돈의 흐름' 3가지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AI 수요 폭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기존 분기 단위 계약 대신 3~5년 단위의 장기 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메모리 산업이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축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물건 없어 못 판다"… 구글·MS가 먼저 줄 서는 '판매자 시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그동안 경기 변동에 따라 가격이 널뛰는 대표적인 '천수답' 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판도가 뒤집혔다.
FT 및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공급 부족을 우려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3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먼저 제안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고객사들과 3~5년 단위의 장기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이례적인 '슈퍼사이클' 진입을 공식화했다.
실제 이달 대만 가권지수는 미국 달러화 기준 21% 상승하며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국 코스피 또한 24%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시장은 이제 메모리 반도체를 단순 경기민감주가 아닌 'AI 성장의 직접적 수혜주'로 재평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친 72% 마진… 삼성·SK 합산 순이익 '390조' 시대
수익성 지표는 '충격적'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분기에서 72%라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시총 1위 엔비디아(65%)나 파운드리 절대 강자 TSMC(58%)조차 가보지 못한 영역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순이익은 각각 1510억 달러(약 223조 원)와 1150억 달러(약 170조 원)로 추산된다. 두 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약 2660억 달러(약 393조 원)로, TSMC 예상 순이익(약 810억 달러, 약 119조 원)을 3배 이상 웃돌 전망이다.
다니엘 김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며 공급을 단기에 늘리기 어려워졌다"며 "내년에는 공급 부족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삼성·SK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미만으로, 엔비디아(22배)나 TSMC(19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어 향후 주가 재평가(Re-rating) 기대감도 높다.
중국 역습과 전쟁 리스크… "낙관 속 경계해야 할 암초"
다만 장기적인 장밋빛 전망 속에 도사린 위험 요소도 명확하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의 부진은 부담이다. 실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증시는 2월 말 대비 16% 이상 하락하며 전쟁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변수다.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가 구형(레거시) 공정을 중심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크리스 밀러 '칩워' 저자는 "데이터센터 사업도 자체 주기가 있다"며 "장기 계약이 변동성을 완화할 순 있어도 사이클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미 투자자라면 반드시 봐야 할 '3가지 숫자'
메모리 반도체는 이제 소모품이 아닌 AI 시대의 '디지털 원유'다. 투자자와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아래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자본 지출(CAPEX) 추이다. MS·아마존의 설비투자 계획이 꺾이는 순간이 AI 거품 논란의 분수령이다.
둘째, HBM 가동률 및 단가 변화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이익 기여도가 유지되는지 확인이 필수적이다.
셋째, 미국 달러화 환율 변동이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어야 신흥국 시장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국내 수출 기업의 이익이 극대화된다.
공급자가 가격 결정권을 쥔 '판매자 시장'이 도래한 만큼, 단기 변동성보다는 공급망 주도권의 장기적 향방을 지켜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