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장 채울 카드로 중국 브랜드 선택… "스마트 해법"이냐 "경쟁자 키우기"냐
EU 관세 피하려는 中 업체 유럽 생산 가속… 자동차산업 지형 재편 예고
EU 관세 피하려는 中 업체 유럽 생산 가속… 자동차산업 지형 재편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완성차 산업이 격변의 기로에 섰다. 독일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Volkswagen)이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자사 유럽 공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 중이다.
폴란드 IT 전문 매체 인테리아(Interia)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약 25억 유로(약 4조 3279억 원)에 그쳐 1년 전보다 14.3% 줄었다.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40억 유로에도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56억 6천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했다. 급격히 줄어드는 수요 앞에 과잉 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폭스바겐이 공장 가동률을 지키기 위해 전례 없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수요 절벽에 빈 공장… 中 브랜드가 해법인가
폭스바겐의 과잉 설비 문제는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4년 그룹 전체 차량 인도량은 900만 대로, 2023년의 920만 대에서 이미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제 수요를 웃돌아, 2028년까지 추가로 50만 대를 더 줄여야 한다는 내부 방침이 서 있다. 감축 대상은 주로 운영 비용이 높은 유럽 공장들이다.
올 1분기에만 중국 인도량이 20%, 북미 인도량이 9% 각각 줄었다. 전체 고객 인도 대수는 205만 대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브랜드와의 공장 공유를 "스마트한 해법"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비용을 줄이면서도 생산 설비를 놀리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폭스바겐은 이미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 상하이자동차(SAIC Motor), 제1자동차(FAW Group),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논의는 기존 중국 내 합작을 넘어, 유럽 현지에서 함께 차를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블루메 CEO는 공장 가동률 회복을 위해 중국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방위산업 기업과의 협력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다만 무기 생산은 선을 그었다.
中 업체는 관세 우회로… 스텔란티스는 이미 시작
중국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 유럽 공장 활용은 유럽연합(EU)이 부과한 전기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로다. 중국에서 완성차를 수출하면 추가 관세 부담이 따르지만,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중국 브랜드가 유럽 생산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폭스바겐이 처음이 아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스페인 공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리프모터(Leapmotor) 모델 생산을 곧 시작할 예정이며, 중국 동풍자동차(Dongfeng Motor)와도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자동차 공장에서 중국 브랜드 차량이 만들어지는 구도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모델을 유럽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별도로 검토 중이다.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7X(아우디 서브브랜드), 전기차 모델 폭스바겐 ID. 시리즈, 그리고 샤오펑 기술을 적용한 유닉스(Unyx) 08 등이 그 대상이다.
"경쟁자 키우는 꼴" 우려… 분석가들 냉정한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이 전략에 냉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호르스트 슈나이더(Horst Schneider) 애널리스트는 이번 방안이 "양 떼 속에 늑대를 들이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스바겐이 중국 경쟁사들에게 유럽 생산 기반을 내어주는 결과로 이어져, 이미 흔들리는 유럽 자동차산업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2026년 전체 영업이익률 목표를 4.0~5.5%로 제시했다. 2025년 실제 영업이익률 2.8%보다는 높지만, 이를 달성하려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올 1분기에만 약 9억 유로(약 1조 5580억 원)의 간접비를 줄이고 독일 내 직원 수를 1000명 추가 감축했으나, 블루메 CEO는 "계획된 비용 절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사업 모델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선택이 유럽 완성차 업계 전반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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