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레기온'으로 전차·포병·드론 실시간 연결…한국산 전력이 핵심 축
"집결하면 죽는다"…우크라 전훈이 폴란드 기갑전술 전면 재설계
"집결하면 죽는다"…우크라 전훈이 폴란드 기갑전술 전면 재설계
이미지 확대보기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 국경이 맞닿은 나토 동부전선의 최전방, 이른바 '수와우키 회랑(Suwalki Corridor)'을 지키는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이 한국산 전력을 중심으로 현대 지상전의 새로운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이 사단의 진화 방향은 K2·K9·호마르-K를 도입한 우리 군에게도 직접적인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방산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는 최근 제16기계화사단장 보이치에흐 지올코프스키(Wojciech Ziółkowski) 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일명 '호박사단(Bursztynowa Dywizja)'으로 불리는 이 사단은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 주와 포들라시에 북부에 전 예하 부대를 배치하고, 나토 동부 측면의 핵심 방패 역할을 맡고 있다.
BMS 레기온이 K2와 보르수크를 하나로 잇는다
지올코프스키 사단장은 사단의 최우선 과제로 다영역 전투 능력 구축을 꼽았다. 그는 "새 플랫폼 도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를 하나의 전투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일"이라며, 그 핵심 수단으로 전투관리체계(BMS) '레기온(Legion)'을 지목했다. 레기온은 현재 K2 흑표 전차와 보르수크 보병전투차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사단 전 플랫폼에 적용되고 있다.
화력 측면에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K9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 40km에 더해, 호마르-K 다연장 로켓은 최대 290km 타격이 가능하다. 사단장은 "이는 과거 군단급 이상에서나 가능했던 원거리 타격 능력이 사단 단위로 내려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시간 정찰 정보와 결합된 이 화력은 기존 '면적 포격' 방식에서 '정밀 동시 타격' 방식으로 전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드론 없는 부대는 살아남지 못한다"…우크라이나가 바꾼 생존 공식
사단의 전술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장의 교훈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한 결과다. 지올코프스키 사단장은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대규모 병력 집결의 완전한 포기"라고 단언했다. 장거리 미사일의 손쉬운 표적이 되는 대형 기지를 대신해, 소규모 자율 전투단이 분산 기동하며 드론과 데이터 링크로 연결되는 구조다. 다중 스펙트럼 위장으로 열화상 탐지를 차단하고, 전자전으로 아군 통신을 보호하는 능력도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드론의 전면화도 이 연장선에 있다. 사단은 현재 모든 예하 부대에 미니 드론을 배치하고 병사 단위까지 운용 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드론 공격에 대비한 다층 방어 체계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실탄 사격부터 전파 교란에 이르는 다양한 대드론 수단을 병행 적용하고, 부대원 전원이 드론 신호를 식별하고 신속 대응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편제 차원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단은 제16기동화여단과 제16정찰대대를 신규 창설하고, 기존 제11포병연대를 제1포병여단으로 격상했다. 제15공병대대는 제16공병연대로 확편됐으며, 각 부대에는 네 번째 전차대대가 추가 편성되고 있다. 이러한 전력 증강이 실전 수준에서 통합 운용되는지 검증하는 장이 바로 훈련이다. 사단은 최근 핀란드에서 호마르-K 첫 실사격을 포함한 노던 스트라이크-25(Northern Strike-25) 훈련을 완료했고, 세이버 정션-25(Saber Junction-25)에서는 미군·네덜란드·리투아니아 여단을 직접 지휘하며 다국적 연합 지휘 능력을 입증했다. 오는 Dzielny Dzik-26 훈련에서는 드론·대드론 체계와 부대 생존성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폴란드 '호박사단'의 진화는 한국산 전력이 나토 최전방에서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범이다. 전차·포병·드론·네트워크를 하나의 유기적 전투 생태계로 통합하는 이 모델은, 동일 장비를 운용하는 우리 군이 면밀히 주목해야 할 현재진행형 실험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