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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위기 속 中-걸프 ‘에너지 신질서’ 구축… 석유 너머 지속 가능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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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위기 속 中-걸프 ‘에너지 신질서’ 구축… 석유 너머 지속 가능성으로

화석 연료 의존 탈피해 재생에너지·그린파이낸스 협력 가속화
홍콩, 걸프 자본과 아시아 녹색 프로젝트 잇는 ‘금융 허브’ 역할 기대
예멘 아덴 근처에 건설된 예멘 최초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인 아덴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예멘 아덴 근처에 건설된 예멘 최초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인 아덴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아시아 경제의 일상적인 위협으로 부상함에 따라, 중국과 걸프 국가들이 기존의 석유 중심 관계를 지속 가능한 에너지 파트너십으로 전환하고 있다.

양측은 단순한 원유 거래를 넘어 태양광, 배터리, 수소 프로젝트 등 녹색 기술과 산업 현지화를 포괄하는 새로운 에너지 질서 구축을 통해 지정학적 병목 지점의 취약성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특히 홍콩은 걸프 지역의 막대한 국부 펀드를 아시아의 녹색 인프라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으로서 기술과 자본의 결합을 지원할 최적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전환은 단순히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 체제 자체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재편하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석유에서 기술로… 진화하는 중국-아랍 경제 협력


중국과 아랍 국가 간의 경제 관계는 이미 단순한 원유 거래를 넘어섰다. 2024년 중국-아랍 무역액은 4,074억 달러를 기록하며 중국은 아랍 세계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의 협력은 인프라, 정보기술(IT), 물류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 배터리,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녹색 에너지 분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제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태양광과 전기차 공급망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인 중국과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여기고 있다.

지정학적 병목점 줄이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질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해 걸프 지역의 군사적 방위 계약국이 되는 것보다, 에너지 수송의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 자체를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과 걸프 지역 간에 건설되는 태양광 공장과 수소 프로젝트는 석유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지역 안보를 간접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특히 2004년부터 협상 중인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러한 전환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관세 폐지를 넘어 디지털 무역, 녹색 기준, 공급망 보안 등을 포함한 고도화된 협정이 체결된다면 양측의 관계는 더욱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역할: 걸프 자본과 아시아 성장의 연결고리


이러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홍콩은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고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걸프 지역의 국부 펀드들은 석유 이외의 장기 투자를 갈구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은 자본과 안정적인 성장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홍콩은 녹색 채권 발행과 인프라 금융 지원을 통해 걸프 지역의 자본을 아시아의 녹색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최적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중국 쑨산대학교 국제학부의 모하마드 즈레이크 박사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지리적으로 여전히 중요한 병목 지점으로 남겠지만, 정책을 통해 그 취약성은 바꿀 수 있다"며, "중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 순간을 전략적 산업 관계를 추진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취약성을 지속 가능성으로 가는 디딤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