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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알바’ 쓰레기장 구원투수 등판…사람보다 10배 빠른 AI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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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알바’ 쓰레기장 구원투수 등판…사람보다 10배 빠른 AI 로봇

영국·미국 폐기물 업계, 40% 퇴사율 뚫을 휴머노이드 투입 속도
비전 AI 묶은 로봇 팔, 10억 개 학습 데이터로 24시간 선별
인력난 해소·산재 감소 등 일자리 질 높이는 관리직 전환 기대
전 세계 폐기물 처리 업계가 인공지능(AI) 로봇에서 인력단을 해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폐기물 처리 업계가 인공지능(AI) 로봇에서 인력단을 해소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극한 작업 환경과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전 세계 폐기물 처리 업계가 인공지능(AI) 로봇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영국과 미국 주요 폐기물 관리 기업들은 해마다 40%에 이르는 높은 퇴사율과 목숨을 위협하는 산업재해 위험을 덜기 위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부터 정밀 AI 선별 장비까지 여러 로봇 기술을 현장에 빠르게 들이는 추세다.

열악한 노동 환경, 대안으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영국 런던 동부 레인엄에 자리한 폐기물 관리 업체 샤프그룹(Sharp Group)은 해마다 28만 톤(t) 규모의 재활용 쓰레기를 거둬들인다.

이 산업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소음과 흩날리는 먼지 탓에 일터 환경이 몹시 거칠다. 폐기물 선별 작업자가 다치거나 병에 걸릴 확률은 다른 산업군보다 45%나 높으며, 목숨을 잃는 사고 발생 비율도 국가 평균을 훌쩍 웃돈다.

견디기 힘든 환경 때문에 일꾼들의 연간 퇴사율은 40%에 이른다. 켄 도르도이(Ken Dordoy) 라인 감독관은 "컨베이어 벨트가 계속 돌아가고 끊임없이 쓰레기를 골라내야 하는 고된 업무를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작업자가 너무 많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인력난을 풀고자 등장한 해결책이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Alpha)'다. 중국 리얼맨로보틱스(RealMan Robotics)가 만들고 영국 테크노트래시(TeknTrash)가 실제 현장에 맞춰 다듬은 이 로봇은 사람 움직임을 흉내 내어 기존 기계를 고치지 않고도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

현재 일꾼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쓰레기를 집어 올리는 동작을 시연하면, 여러 카메라로 구성한 '홀로랩(HoloLab)' 시스템이 이를 받아들여 로봇 팔 움직임을 훈련한다. 하루에 수천 개 물건이 지나가면서 쏟아내는 수백만 개 데이터가 훈련 밑거름이다.
알 코스타(Al Costa) 테크노트래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로봇을 전원에 꽂기만 하면 바로 완벽하게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 반면 쓸모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익히는 과정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비전 AI 묶은 분류 장비…작업 효율 극대화


사람을 닮은 로봇 팔을 넘어 똑똑한 AI 비전 시스템을 묶은 선별 장비도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자동화 장비가 재활용 선별장 비용 구조를 뿌리부터 바꿀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에이엠피(AMP)는 공기 분사 방식을 활용해 재활용품을 나누는 장비를 영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수십 곳 시설에 깔았다.

팀 스튜어트(Tim Stuart) 에이엠피 최고경영자는 "우리 로봇은 사람보다 8배에서 10배가량 빠른 속도로 일한다"며 "AI 기술과 공기 분사 장치 덕분에 처리 용량과 정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봇 스타트업 글레이셔(Glacier) 역시 AI와 로봇 팔을 부려 쓰레기를 골라낸다.

레베카 후-스람스(Rebecca Hu-Thrams) 글레이셔 공동 창업자는 "쓰레기더미 속에서는 내용물을 사방에 뿜어내는 맥주캔이나 수류탄, 총기류 같은 예상할 수 없는 물건이 쏟아진다"며 "10억 개가 넘는 품목 데이터를 학습한 우리 AI는 쓰면 쓸수록 식별 능력이 정교해지며, 대형 시설뿐만 아니라 예산이 빠듯한 지방 중소 규모 처리장에서도 돌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짰다"고 밝혔다.

24시간 가동 체제…일자리 질 높이는 전환점


폐기물 업계 안팎에서는 사람 손에 기대는 낡은 처리 방식은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한다.

마리안 처토(Marian Chertow)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는 "로봇 공학과 AI 기반 시각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기술은 재활용 산업에서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일터 환경을 개선하며 경제 측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든든한 밑천"이라고 분석했다.

로봇이 사람 일자리를 모두 뺏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달리, 현장에서는 도리어 노동의 질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첼시 샤프(Chelsea Sharp) 샤프그룹 재무 이사는 "로봇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제자리를 지키며 휴가를 달라고 떼쓰지도, 아프다고 쉬지도 않고 일주일 내내 24시간 일한다는 점"이라며 "기존 일꾼들은 먼지와 소음을 견디며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나쁜 환경에서 벗어나, 로봇을 돌보고 살피는 관리 직무로 기술 수준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레기장 AI 로봇 투입은 단순 인력 대체를 넘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에서 사람을 떼어놓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필수 생존 도구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