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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48시간 내 종전 MOU 타결 임박…호르무즈 재개방·핵 모라토리엄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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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48시간 내 종전 MOU 타결 임박…호르무즈 재개방·핵 모라토리엄 담긴다

트럼프 "거래 가능성 매우 높다"…파키스탄 중재로 14개항 양해각서 초안 협의 중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급락·나스닥 사상 최고치…에너지·증시 동시 요동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70여 일째 마비된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공식 종료하고 30일간의 후속 협상 기틀을 마련할 '1페이지짜리 양해각서(MOU)' 타결에 근접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 두 명과 중재 과정을 파악하고 있다.

악시오스·로이터·CNN 등 주요 외신들이 6일(현지시각) 보도한 이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벌오피스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매우 좋은 대화가 있었다. 거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최신 제안을 검토 중이며 파키스탄 중재단을 통해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이처럼 합의에 가까워진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황·팩트】1페이지 MOU, 무엇을 담나


악시오스가 6일(현지시각) 단독 보도한 14개항 MOU 초안에 따르면 이란은 핵 농축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에 합의하고, 미국은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며 전 세계에 동결된 이란 자금 수십억 달러를 순차적으로 돌려주기로 한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제한 조치도 함께 푼다. MOU가 발효되면 전쟁 공식 종료가 선언되고, 핵 문제·제재·해협 항행 자유 등을 아우르는 세부 협정 협상이 30일간 진행된다. 협상 장소로는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와 제네바(스위스)가 거론된다.

핵 농축 모라토리엄 기간을 두고 양측 간 간극이 뚜렷하다. 이란은 5년을 제시했고, 미국은 20년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재 12~15년 선이 유력한 타협점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세 곳의 소식통이 전했다.

미국은 이란이 농축 의무를 위반할 경우 모라토리엄 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조항과, 지하 핵시설 운영 금지 조항도 삽입하려 하고 있다. 모라토리엄 종료 후 이란은 3.67% 수준의 저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 아울러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불시 사찰을 허용하는 강화된 사찰 체제도 MOU에 포함될 예정이다.

소식통 두 명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는 방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으며, 이 중 한 명은 해당 물질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400㎏(약 880파운드)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MOU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과 직접·간접으로 진행 중이다. 이란 측 협상 메시지는 매번 은신 중인 최고지도자 모지타바 하메네이를 거쳐 전달되는 탓에 속도가 느리다고 미국 관리들은 설명했다.

【심층 분석】미국이 '선(先) 호르무즈, 후(後) 핵' 수순 수용?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순서'다. 이란은 전쟁 종료와 해협 재개방을 먼저 합의하고 핵 문제는 나중에 다루자는 다단계 협상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반면 미국은 개전 초기부터 핵 문제 해결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다.

알자지라가 인용한 런던 킹스칼리지 보안학과 안드레아스 크리그 부교수는 "미국이 전쟁과 호르무즈, 핵 문제를 하나의 최종 패키지로 동시 해결하는 것은 현재로선 실행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외교적 관점에서 이는 테헤란에 대한 양보"라고 말했다.

테헤란 소재 국제관계 분석가 세예드 모지타바 잘랄자데는 알자지라에 "MOU는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 가능하고 중요한 첫 걸음"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 방식에 대해서는 "이란 내부에서도 아직 어떻게 관리할지 명확한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5일 작전명 '에픽 퓨리'로 불린 군사 캠페인이 종료됐다고 선언하면서도, 일부 미국 관리들은 초기 합의조차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란 국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에이는 미국의 제안을 두고 "현실이 아닌 미국의 희망 목록에 가깝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와 거의 매일 통화 중이라고 밝히며 "이란의 농축 물질 전량 반출과 농축 능력 해체가 공통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6일(현지시각)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 라드완 부대 지휘관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 지난달 16일 휴전 이후 처음으로 레바논 수도를 타격했다.

전직 미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 대니얼 샤피로는 WSJ에 "이란이 이런 역학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매우 소박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협상력이 이란에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파장】 유가·증시·물류 동시 충격


합의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6일(현지시각)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96.77달러(약 14만 170원)까지 하락해 최근 2주 내 최저치를 찍었고, 이후 일부 회복해 배럴당 약 102달러(약 14만 7747원)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109.87달러) 대비 7달러 이상, 약 7.9% 떨어진 것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93달러 아래까지 내려가며 9% 이상 하락했다가 일부 반등했다.

주식시장에서는 S&P500지수가 6일(현지시각) 1.46% 오른 7365.12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2.03% 오른 2만 5838.94포인트로 마감해 새 역사를 썼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 600포인트 오른 4만 9910포인트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AMD가 실적 호조로 20% 급등하는 등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랠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실물 경제 충격은 여전히 깊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20~140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현재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따르면 87개국 선박 약 2만 3000명의 선원이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다.

미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6일(현지시각) AAA 집계 기준 갤런당 4.483달러(약 6489원)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개전 전인 2월 28일 2.98달러(약 4316원)와 비교하면 50.4%(1.503달러) 올랐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주간 데이터(5월 4일 기준)도 갤런당 4.452달러(약 6445원)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 항공사들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항공유 비용으로 50억 6000만 달러(약 7조 3294억 원)를 지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억 8000만 달러(약 5조 6201억 원)보다 30.4% 급증한 것이다.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추진 중인 40개국 이상 참가 다국적 해협 안전 항행 미션을 위해 샤를드골 항공모함을 수에즈 운하를 거쳐 홍해 남부로 파견했다.

【전망】 트럼프 방중 전 타결이 최대 분수령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15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에 협상 타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피로 전 부차관보는 WSJ에 "전쟁이 계속되면 트럼프는 이란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도움을 구하는 처지가 돼 베이징 회담에서 협상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며,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올리면서도, 기자들에게는 "기한은 없다.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해 협상 여지를 남겼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협상이란 "진정한 참여의 시도, 즉 선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시나 기만, 강요가 아니다"라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원칙을 인용해 미국의 방식에 사실상 경고를 보냈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6일(현지시각)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공정하고 포괄적인 합의만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 25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에 약 180만 명의 무슬림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모일 예정이어서, 이 시기 전의 협상 타결이 모든 당사자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 과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