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열전] 아마존 베조스... WP 기자 무더기 해고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열전] 아마존 베조스... WP 기자 무더기 해고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사진=로이터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포스트’ 직원의 약 3분의 1을 해고했다. 베조스는 대량 해고에 대해 겉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워싱턴포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 온 언론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WP)가 제프 베이조스에게 인수될 당시만 해도 전 세계는 ‘자본과 기술의 결합’이 전통 언론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최근 전개된 대규모 해고 사태는 억만장자의 소유가 언론의 독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최근 대대적인 해고르 단행했다. 제프 베이조스의 승인 하에 단행된 이번 해고는 전체 직원의 약 30%에 달하는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특히 뉴스룸 인력 800명 중 300명 이상의 기자가 한꺼번에 직장을 잃었다.

발행인 윌 루이스(Will Lewis)는 이번 조치가 “최근 2년간 발생한 1억 7,700만 달러(한화 약 2,400억 원)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강조하였다. 디지털 구독자 수의 정체와 광고 수익 급감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해고는 비즈니스 전략이 될 수 없다”며 경영진의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이번 해고 사태에서 가장 큰 논란은 베이조스의 태도다. 비평가들은 2,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인 베이조스에게 WP의 연간 손실액은 ‘반올림 오차(Rounding Error)’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언론의 공적 기능을 수호하기보다 ‘비용 절감’이라는 기업가적 논리를 우선시했다고 비판한다. 2024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에 대한 지지 선언을 막판에 철회시킨 결정은 독자들의 대규모 구독 해지로 이어졌다. 베이조스가 정치적 실리를 위해 언론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직 편집장 마티 배런(Marty Baron)은 이번 사태를 두고 “워싱턴 포스트의 야망이 급격히 위축되었으며, 대중은 진실을 추적할 용감한 기자들을 잃게 되었다”고 탄식하였다. 뉴스룸 내부에서는 WP가 더 이상 권력을 감시하는 ‘워싱턴 포스트’가 아닌, 빈 껍데기만 남은 ‘워싱턴 고스트’가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조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전자상거래 등 기술(테크)기업인 아마존과, 우주개발 기업인 블루오리진 등을 소유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