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AI·유니트리 첫 맞대결에 외신 주목… 300회 공방 속 '현실판 리얼 스틸' 개막
단순 비서 넘어 격투·가사 수행 능력 진화… 가계용 로봇 3700만 원 시대 성큼
단순 비서 넘어 격투·가사 수행 능력 진화… 가계용 로봇 3700만 원 시대 성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현지 보도매체 오프비트(Offbeat)의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베이 에어리어(Bay Area)의 한 매장에서 중국 기업 엔진AI(EngineAI)와 유니트리(Unitree)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적 장소에서 처음으로 맞붙는 영상이 공개되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대결은 가상현실(VR) 분야 혁신가인 식스 리브(Cix Liv)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X·옛 트위터)에 게시하며 알려졌으며, "공상과학(SF) 영화가 현실이 됐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당 수백 회 펀치 주고받는 기술력… 단순 원격 조종 넘어선 '균형의 미학’
이번 격투 영상의 핵심은 단순한 타격이 아니라, 로봇이 두 발로 서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다시 위치를 잡는 '안정성'에 있다. 영상 속 두 기체는 사람 심판이 지켜보는 가운데 링 위에서 펀치와 발차기를 주고받았다.
비록 한 온라인 사용자가 "AI의 자율 판단이 아닌 원격 조종에 의한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으나, 전문가들은 70kg이 넘는 육중한 기체가 격렬한 타격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공방을 이어간 기술력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 참여한 유니트리(Unitree)의 'G1' 모델은 대당 가격이 약 1만6000달러(약 2359만 원)로 책정된 최신형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 로봇 격투 대회에서 우승하며 실전 능력을 검증받았으며, 대화형 AI를 탑재해 인간과의 상호작용 능력도 갖췄다.
이에 맞선 엔진AI의 'T800'은 신장 173cm, 무게 75kg의 당당한 체격으로, 지난 1월 열린 'CES 2026'에서 뛰어난 기동성과 균형 유지 능력을 선보이며 관객을 압도한 바 있다.
"싸움 대신 집안일을"… 소비자 요구는 '격투' 넘어 '가사 노동'으로
소셜미디어상에서는 "300번의 주먹을 휘둘러 단 한 대를 맞추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라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로봇의 역할을 가사 노동으로 국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사용자는 "싸우는 로봇보다는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며, 제대로 집안 청소를 할 줄 아는 로봇이 더 절실하다"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중의 요구가 곧 로봇 시장의 다음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진AI는 T800의 가격을 2만5000달러(약 3685만 원)로 확정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첫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고성능 로봇이 대량 생산 체제에 진입하며 '1가구 1로봇' 시대의 가격 저항선을 무너뜨리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K-로봇'에 던지는 함의… 산업용 넘어 'B2C' 시장 선점 과제
이번 샌프란시스코 로봇 격투는 단순한 구경거리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 이상 연구실 안의 프로토타입이 아님을 전 세계에 선포한 사건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니트리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위협적이다. 2000만 원대의 파격적인 가격과 빠른 상용화 속도는 국내 로봇 산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의 하드웨어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라며 "한국기업들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동성을 넘어, 실제 가정에서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밀 제어 소프트웨어와 특화된 AI 알고리즘 확보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미래 로봇 시장의 승자는 링 위에서 잘 싸우는 로봇이 아니라, 거실과 주방에서 인간의 손길을 완벽히 대체하는 '가사 특화형' 지능을 먼저 구현하는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로봇들의 펀치가 전 세계 가전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서막이 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