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주전 비상… 유럽·호주 해군, '드론모함·SeaRAM' 깔았다
'무인화+미사일' 복합防 지형 재편… HD현대·한화오션에 던져진 '사양 경쟁' 과제
'무인화+미사일' 복합防 지형 재편… HD현대·한화오션에 던져진 '사양 경쟁'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해군의 함정 방어 전략이 '무인기 대응력'과 '복합 요격 시스템' 중심으로 급격히 대전환하고 있다. 포르투갈이 유럽 최초로 드론 전용 모함을 도입하고 호주가 차기 호위함에 미국 레이시온의 미사일 방어 체계 'SeaRAM' 탑재를 확정하면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무기 체계를 추가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해상 전투 패러다임 자체가 무인화된 위협에 대응하고 이를 운용하는 복합·정밀 방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국내 조선·방산업계도 긴장감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동남아, 중동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고객 해군들이 요구하는 함정 사양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수출형 함정에 무인기 전용 격납고와 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됐는지, 그리고 LIG D&A가 개발 중인 국산 CIWS(근접방어무기체계)가 해외 경쟁 모델 대비 독자 패키지 형태의 경쟁력을 갖췄는지가 향후 수주 성패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럽 최초 드론 모함登場… '대양 감시' 무인화 선언
12일(현지시각) 독일 매체 포커스(Focus)와 해사 전문지 네이벌 뉴스(Naval News) 등에 따르면, 포르투갈 해군은 지난 4월 루마니아 다멘(Damen) 조선소에서 드론 모함 '엔알피 돈 주앙 2'(NRP D. João II)호를 진수했다. 1억 3200만 유로(약 2300억 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94m 길이의 비행 갑판에서 사출기를 이용해 무인기를 띄우고, 동시에 수직이착륙 드론과 EH-101 등 중형 헬기를 함께 운용할 수 있다. 특히 해양 조사와 군사 작전을 병행하기 위해 6000m 심해까지 도달 가능한 수중 로봇(ROV Luso)을 탑재하는 등 수중 탐사 능력까지 갖췄다.
군사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의 이번 드론 모함 도입은 저비용·고효율의 해상 감시 체계를 구축하려는 유럽 해군의 신호탄"이라며 "특히 EU(유럽연합) 복구 기금이 대거 투입되었다는 점은 유사 무인화 전력 증강 사업이 향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한다.
호주의 선택 'SeaRAM'… 드론·미사일 복합 위협 대응
같은 시기 태평양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다. 호주 해군은 차세대 호위함 사업(SEA 3000)에서 일본 모가미급 설계를 채택하며, 첫 3척을 포함한 함대에 미국 레이시온의 'SeaRAM' 시스템 탑재를 확정했다. SeaRAM은 기존 20mm 팰렁스(Phalanx) 기관포와 램(RAM) 유도탄의 장점을 결합한 독립형 방어 체계다.
기존 CIWS가 1~2km 이내의 최종 단계 방어에 집중했다면, SeaRAM은 약 9km 거리까지 요격 범위를 확장해 대함 미사일뿐만 아니라 무인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네이벌뉴스는 호주 해군의 선택에 대해 "SeaRAM은 별도의 센서 통합 과정 없이도 선체에 즉시 장착가능한 '볼트 온(Bolt-on)' 방식이라 설치가 용이하다"며 "호주는 모가미급뿐만 아니라 향후 헌터급 호위함 등 전 함대에 램(RAM) 계열 무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방산 수주전 비상… '사양 최적화' 과제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해군의 이 같은 변화가 "함정의 정의가 '공격 플랫폼'에서 '무인기 모선'으로 바뀌고 있으며, 방어 전략 역시 드론과 미사일의 복합 대응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흐름은 고성능 함정 건조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국내 조선·방산업계에 기술적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린 새로운 수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수출형 함정에 무인기 전용 통합 솔루션이 필수적인 사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반면, LIG D&A는 국산 유도탄 요격 체계를 함정에 통합하는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높여 레이시온과 같은 글로벌 강자와의 사양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자 체크포인트는 무엇인가
첫째, 수출 함정 무인기 역량이다. 수출용 함정 설계에 무인기 사출·회수 및 실시간 데이터 링크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재화되었는가를 눈여겨 봐야 한다.
둘째, 방어 체계 고도화 속도다. 기존 CIWS를 넘어 유도탄 기반의 복합 방어 체계(SeaRAM 등)에 대응할 국산 CIWS-II 개발 및 실전 배치 일정도 중요 지점이다.
셋째, 금융 지원 전략이다. 포르투갈 사례처럼 무인화 함정 도입 시 EU 기금이 활용되는 추세를 고려해, 우리 정부의 대유럽 수출 금융 지원 패키지가 얼마나 경쟁력 있게 구성되었는가도 중요 변수가 될 것이다.
"향후 수출형 함정의 수주 경쟁력은 단순한 선체 건조 능력을 넘어 미사일 방어와 무인기 운용 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는 업계의 지적은 한국 방산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