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낙이 10년간 보유한 2300kg 한계치 두 배 이상 뛰어넘어
제조 강국 전환 가속하는 중국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망
제조 강국 전환 가속하는 중국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와 상하이 지역 매체 파이훠(thepaper.cn)의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장옌 타운 스마트공장에서 열린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 행사에서 상하이 차이푸 로봇(Shanghai Chaifu Robot Co.)이 독자 개발한 초고중량 산업용 로봇 'CR5000-3700'이 5000kg 이상의 적재 능력을 입증하며 하중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산업용 로봇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일본 화낙의 2.3t 기록 경신…중 장비 국산화 가속
이번에 수립된 기록은 산업용 로봇 강국인 일본 화낙(Fanuc Corporation)이 지난 2016년에 세운 기존 최고 기록인 2300kg을 배 이상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네스 세계 기록 위원회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에 개발된 로봇이 중국 내 고성능 장비 분야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우수한 비용 효율성과 현지 부품 수급 체계를 바탕으로 핵심 산업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장비는 정밀도와 고위험 작업이 모두 요구되는 중공업, 항만 기계, 철도 교통, 터널 굴착, 항공 우주, 원자력 발전, 메탈러지, 화학 공학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하이 차이푸 로봇 관계자는 해당 장비가 이미 상하이 지하철 노선 건설 현장과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 라인 등 다수의 산업현장에 공급되어 정식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인공지능 융합의 결과물
베이징대학교 경제학부 차오허핑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기록은 핵심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과 제조업의 융합을 촉진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중국이 단순히 물건을 많이 만드는 '제조 대국'에서 고부가가치 기술을 선도하는 '제조 강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의 로봇산업은 산업용과 서비스용을 가리지 않고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베이징 이타운에서 개최된 인간형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는 중국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50분 만에 코스를 완주하며 기존 인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정보통신학계 전문가인 중관춘 현대정보소비응용산업기술연합회 샹리강 사무총장은 "이러한 연속적인 성과는 단일 프로젝트의 성공이 아니라 탄탄한 인프라, 높은 사회적 효율성, 강력한 정부 정책 지원, 풍부한 인재풀이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의 힘"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절반이 중국에…생태계 선점 경쟁
국제로봇연맹(IFR)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량은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4만 2000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이 보유한 산업용 로봇 누적 재고량은 200만 대를 돌파해 전 세계 총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중국의 연간 로봇 설치량 역시 전년 대비 7% 증가한 29만 5000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거점에는 이기종 로봇 훈련 시설과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 센터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00대 이상의 로봇이 동시에 다중 시나리오 실습을 진행하며 산업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데이터 세트와 모션 제어 프레임워크를 민간에 개방해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로봇 굴기가 글로벌 공장 자동화 시장의 표준 주도권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고하중·고정밀 로봇의 국산화율이 높아질수록 다국적 기업들이 점유하던 하이엔드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편 급격한 무인화와 자동화 가속화에 따른 현장 노동 시장의 변화와 초기 기술의 안정성 검증은 향후 중국 로봇산업이 지속해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