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SUV 57.8% 급증·제네시스 선방…관세 비용 8600억은 발목
트럼프, EU차 관세 15→25% 인상 선언…한·미 협상 타결로 한국차 가격 격차 더 벌어져
트럼프, EU차 관세 15→25% 인상 선언…한·미 협상 타결로 한국차 가격 격차 더 벌어져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포춘 등 주요 외신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한국 브랜드와 유럽 브랜드 사이의 미국 시장 가격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한·미 무역 협상 타결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조정되면서, 현대차그룹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트럼프, EU차 관세 25% 선언…블룸버그·포춘 긴급 보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유럽연합이 합의한 무역 협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유럽연합산 승용차와 트럭에 부과하는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와 포춘은 지난 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의 무역 협정 불이행을 이유로 유럽산 자동차·트럭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CNBC도 같은날 미국 연방대법원이 올해 초 트럼프의 '상호 관세'를 위헌으로 판결한 상황에서 유럽이 이번 조치로 미·유럽연합 무역 협정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토모티브 뉴스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2025년 시행된 이래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부담한 관세 비용은 354억 달러(약 53조 1177억 원)에 달한다.
유럽산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아우디는 2026년형 주요 모델 가격을 800달러(약 120만 원)에서 4100달러(약 615만 원)까지 올렸다. 폭스바겐은 2026년형 ID. Buzz(아이디. 버즈) 미국 출시 자체를 포기했고,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 공장에서의 미국행 선적을 중단했다.
하이브리드가 뚫었다…4월 57.8% 급증, 관세 역풍 속 '역대 최고'
단, 제네시스는 6356대로 0.8% 늘어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번 감소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행 구매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던 기저효과가 꼽힌다고 UPI는 전했다.
표면적 역성장 뒤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4월 한 달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4만 1239대로 전년보다 57.8%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3일 현대차의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17만 3977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친환경차 전체 비중도 24.9%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24.8%에 달해 현대차가 수요 위축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오히려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4.6%, 스바루는 5.9%, 마쓰다는 17.3% 판매가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의 2.1% 감소는 업계 평균 대비 사실상 '선방'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전문매체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2026 최고의 하이브리드·전기차 어워즈'에서도 전체 19개 부문 중 7개를 현대차그룹 모델이 차지했다.
제네시스, 관세 역풍 속 고급차 시장 치고 올라가다
카버즈(CarBuzz)는 지난달 9일(현지시각) 1분기 미국 고급차 판매에서 제네시스가 전년보다 19% 급증한 반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보합 수준에 그쳤고 아우디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정보업체 카프로닷컴은 올해 1분기 미국 자동차 판매 결과 BMW그룹이 전년보다 3.9% 줄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제네시스 GV80은 출시 5년 만에 미국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며 고급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굳히고 있다. 현재 GV80의 미국 내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5만 7700달러(약 8659만 원)부터 시작한다. 탑스피드(TopSpeed)는 GV80의 미국 내 평균 실거래가가 6만 4766달러(약 9719만 원)로 상승했음에도 독일 브랜드보다 유리한 가격 대비 사양을 제공해 고급차 구매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가이드는 지난달 3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22개의 신차 또는 대폭 개선 모델을 쏟아낼 계획이라고 전하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GV70과 GV80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고, 브랜드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GV90도 올해 하반기 공식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동차 학계에서는 "유럽산 차량 관세가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세단과 SUV 전반에서 폭스바겐보다 상대적인 가격 우위를 갖게 돼 판매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600억 관세 비용의 그늘…"하반기 가격 인상 불가피"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관세 영향으로 전년보다 30.8% 줄어든 2조 5147억 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45조 9400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5%로 전년 8.2%에서 크게 줄었다.
트레이딩키는 이번 1분기 관세 관련 비용만 86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시장 기대치(2조 8100억 원)를 밑도는 실적이었다고 분석했다.
KED글로벌은 현대차가 2026년 매출 목표 상단을 189조 9800억 원, 영업이익 목표를 13조 8700억 원으로 설정했으며, 2026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0.2%로 전망하는 가운데 아반떼·투싼 완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G80·GV80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90 전기 SUV 출시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가격 동결을 오는 7월 7일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유럽산 차량 관세 인상이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차는 이 위기를 현지 생산 확대로 돌파한다는 방침 아래,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량도 미국 내수용으로 전량 전환됐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