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폴란드 라스크 기지에 F-35 배치 임박…"30년 전 람보르기니→오늘날 람보르기니"

글로벌이코노믹

폴란드 라스크 기지에 F-35 배치 임박…"30년 전 람보르기니→오늘날 람보르기니"

로고까지 회색으로 바꾼 폴란드 공군…무기수입 852% 급증에 600억 달러 미국산
MiG-29 우크라에 넘기고 드론 기술 받아…"배신당한 모범 동맹"의 역설
조만간 폴란드 라스크 제32전술공군기지에 F-35A가 배치될 예정이다. 폴란드 공군은 F-35 도입에 맞춰 부대 로고를 기존 적·백 체크무늬에서 회색 저시인 도색으로 교체하는 등 스텔스 시대 전환을 상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만간 폴란드 라스크 제32전술공군기지에 F-35A가 배치될 예정이다. 폴란드 공군은 F-35 도입에 맞춰 부대 로고를 기존 적·백 체크무늬에서 회색 저시인 도색으로 교체하는 등 스텔스 시대 전환을 상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전선 공군력 현대화의 정점에 다가서고 있다. F-35A 스텔스 전투기 배치가 임박한 가운데, 이 모범 동맹국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기갑여단 전개 돌연 취소라는 '뒤통수'를 맞은 아이러니가 국제 방산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지 내셔널리뷰(National Review)는 19일(현지 시각) 폴란드 중부 라스크 제32전술공군기지(32nd Tactical Air Base in Łask) 방문 취재를 보도했다. 기지 사령관 크시슈토프 두다(Krzysztof Duda) 대령은 "매우 곧(very soon)" F-35A 전투기들이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0년 46억 달러 규모로 F-35 32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라스크 기지는 현재 F-16 전투기 16대를 운용하는 NATO 동부 방어 핵심 거점이다.

공군 로고도 회색으로 바꿨다


현장에서 나온 가장 생생한 비유는 폴란드 공군 조종사 다비드 키이(David Kij) 중령이 F-16과 F-35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나왔다. 그는 "F-16 조종은 30년 전 람보르기니를 모는 것, F-35 조종은 오늘날 람보르기니를 모는 것과 같다. 각각의 시대에서 최정상이지만, 오늘날 모델은 말 그대로 한 세대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F-18 조종 경험이 있다면 F-35 학습이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기 자체가 상당히 다르고 수년간의 업데이트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F-35의 핵심 우위는 속도가 아니라 센서에 있다. F-16의 최고속도는 마하 2이지만 F-35는 마하 1.6에 그친다. 그러나 F-35는 첨단 센서 융합(sensor fusion) 체계를 통해 적을 훨씬 먼저 탐지해 도그파이팅이 불필요한 구조를 만든다. 스텔스 설계(저반사 기체 형상·내부 무장창·레이더 흡수 소재)로 탐지 자체가 극히 어렵다.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존 페라리 예비역 육군 소장과 딜런 프로흐니키는 F-35가 이란 전쟁에서 "방어 공역 침투·방공망 제압·미사일 인프라 타격에서 정확히 설계대로 작동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과의 전쟁에는 너무 비싸고 생산 속도가 느리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폴란드 공군이 F-35 도입에 맞춰 부대 로고도 기존 적·백 체크무늬에서 명암 회색 저시인 도색으로 교체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단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스텔스 시대로의 전략적 전환을 상징하는 조치다.

MiG-29 9대→우크라 드론 기술 교환·2022년 이후 美 무기 600억 달러…트럼프의 역설


이번 F-35 배치 직전 폴란드는 또 다른 흥미로운 결정을 했다. 노후 MiG-29 9대를 우크라이나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받기로 합의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 기술 혁신의 실험장이 된 현실을 반영한 실용적 교환이다.

라스크 기지에는 2012년부터 미 공군 제52작전그룹 파견대가 상주하며 "비동종 항공기 전투훈련(Dissimilar Aircraft Combat Training)"을 진행해왔다. 파견대 사령관 피터 남이슬로프스키(Peter Namyslowski) 미 공군 중령은 F-35 도입으로 남아있는 폴란드 MiG-29를 포함한 "훈련 선택지의 새로운 뷔페 테이블이 열린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F-16과 C-130 이야기가 15~16년 전이었다면, 이제 F-35·에이브럼스·아파치·블랙호크·패트리엇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목록은 끝이 없고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며 폴란드의 방산 투자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SIPRI에 따르면 2021~2025년 폴란드 무기 수입은 이전 5년 대비 852% 폭증했으며 그 중 44%가 미국산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파웨우 잘레프스키(Paweł Zalewski)는 2022년 이후 미국산 무기 총 구매액이 600억 달러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내셔널리뷰 게라티 기자는 이 대목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왜 트럼프 행정부는 마지막 순간 폴란드 배치 기갑여단 전개를 취소했는가? 공화당 의원들조차 당혹스러워하고 육군장관과 육군참모총장 대행도 설명할 수 없었던 이 결정을."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