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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첫 시험대'… 지금 팔아야 하나, 버틸 구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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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첫 시험대'… 지금 팔아야 하나, 버틸 구간인가

글로벌 펀드매니저 73% "쏠림 역대 최고"… '이익 둔화' 아닌 '밸류 압축' 국면
미래 가치 할인하는 고금리에 민감… 자금, 인프라(반도체)서 서비스(소프트웨어)로 이동
SK 'HBM 독주'·삼성 '레거시 방어' 차별화…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20% 상향
미국 뉴욕 증시를 견인하던 반도체 상승세가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단기 과열 부담과 거시경제 금리 압박이 겹치며 기술적 조정에 진입한 탓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시를 견인하던 반도체 상승세가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단기 과열 부담과 거시경제 금리 압박이 겹치며 기술적 조정에 진입한 탓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뉴욕 증시를 견인하던 반도체 상승세가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단기 과열 부담과 거시경제 금리 압박이 겹치며 기술적 조정에 진입한 탓이다. 다만 이번 조정은 과거 2022년의 '업황 꺾임(이익 둔화)'과 달리, 미래 기대감을 먼저 깎아내는 '밸류에이션 압축' 성격이 짙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방향성도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과 국채 금리가 촉발할 멀티플 변화에 따라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19(현지시각)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자금 쏠림 현상과 채권 금리 급등으로 반도체 주식 상승세가 멈췄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운용자금 5000억 달러(755조 원)를 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2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① 응답자의 73.0%'반도체 매수(Long)'를 가장 과열된 거래 지목 ②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실적 고점 통과 및 밸류에이션 하락 우려 ③ 자금 순환매, 연초 대비 6.6% 하락했던 소프트웨어 ETF5월에만 17.6% 반등 등 반도체 독주 판도의 변화를 예고하는 세 가지 핵심 신호가 포착됐다.

핵심시장 및 투자지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핵심시장 및 투자지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

할인율 상승에 갇힌 반도체… 자금은 인프라에서 '수익화'로 이동


반도체 시장의 조정은 기술적 과열과 수급 편중에서 비롯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330일 저점을 기록한 뒤에 두 달 동안 50.0% 올랐으나,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최고점과 비교해 9.8% 밀렸다.

자산운용사 가벨리 펀즈(Gabelli Funds)의 존 벨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몇 주 동안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렸다"고 말했다. 특히 AI 반도체는 미래 성장 기대를 수년 앞당겨 선반영한 '장기 자산' 성격이 강해, 할인율을 결정하는 국채 금리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타격을 받는다. 반면 빅테크가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CAPEX)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AI 서비스 수익화(OPEX)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자금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ETF(저점 대비 8.6% 반등)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뚜렷해졌다.

거시경제 악재 부각… 국채 금리 5.17%·유가 110달러 돌파


거시경제 환경의 악화는 기술주 멀티플의 상단을 강하게 억누르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19일 오전 5.17%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4.65%까지 치솟아 고멀티플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여기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기도 뒤로 밀렸다.

특히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34.0%는 인공지능(AI) 투자를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과도한 지출이 신용 위험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하드웨어 유효 수요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인텔 주가가 지난 한 주 동안 15.0% 급락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거래일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이유다.

AI 서사 유효… SK 'HBM 독주삼성 '레거시 방어' 차별화


글로벌 칩 랠리의 단기 제동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수요가 이끄는 구조적 낙관론은 여전히 살아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DR5의 주문량은 하반기까지 가득 찬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반도체 양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전 분기 대비 20.0% 이상 상향 조정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양사의 구조적 차별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망 중심의 'HBM 순수 수혜주(Pure Play)'로서 AI 전방 수요 성장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레거시(범용) 제품의 단가 상승을 바탕으로 한 이익 체력과 HBM 믹스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하방 방어력을 다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 역시 "단기 멀티플 조정은 피할 수 없지만, 양사 이익 창출 능력 등 실적 펀더멘털은 과거 침체기와 달리 대단히 견고하다"고 진단한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멀티플 붕괴를 가를 3대 임계값


중장기적으로는 고유가와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주식의 추가 하락 여부와 진입 타이밍을 판단하기 위해 세 가지 지표의 임계값(Threshold)을 주시해야 한다.

첫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4.7% 돌파 여부다. 4.7%는 과거 기술주 멀티플 붕괴를 촉발했던 저항선으로, 이 선을 넘어설 경우 업황과 무관하게 주가 하락 압력이 극대화된다.

둘째, 엔비디아의 전년 동기 대비(YoY) 매출 성장률 둔화 시점이다. 분기별(QoQ) 변동보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꺾이는 시점이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축소를 알리는 진짜 신호다.

셋째, 마이크론의 재고 일수가 정상 범위인 120일을 초과하는지 여부다. 공급 과잉을 판단하는 핵심 유통 지표로, 재고가 위험 구간으로 진입하면 메모리 단가 하락으로 직결된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자금 쏠림 경고는 반도체 독주의 종말이 아닌 숨 고르기 신호다. 단기 변동성을 방어할 이익 체력을 갖춘 국내 반도체 양사의 차별화된 펀더멘털을 확인하며, 소프트웨어 등 소외 업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