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때 이메일·화상회의만 허용…미중 데이터 장벽 현실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홍콩 투자은행 부문 직원들에게 중국 본토 출장 전용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지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올해 초 홍콩 기반 투자은행 직원 300여명 전원에게 중국 출장용 기기를 지급했다.
이 기기들은 기능이 제한돼 있으며 업무용 이메일과 온라인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출장 시 미국 본사 임원들에게 이른바 ‘버너폰(일회용·임시 휴대전화)’을 지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홍콩 주재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별도 기기를 지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미중 데이터 장벽 강화…“디지털 분리 현실화”
FT는 이번 조치가 미국 금융권에서 미중 간 데이터 분리 움직임이 실제 운영 체계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은 최근 수년간 데이터를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하며 규제를 강화해왔다.
중국은 사이버보안법 개정을 통해 데이터 현지 저장 규정을 강화했고 미국 역시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로의 민감 개인정보 대량 이전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과 해외 시스템을 분리 운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용 시스템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서방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하고, 중국 고객 데이터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알리클라우드) 등 중국 현지 시스템에 별도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홍콩과 중국 본토를 자주 오가는 직원들이다.
홍콩 금융업계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상장 증가로 본토 출장 빈도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한 모건스탠리 홍콩 직원은 “지난달 중국 여러 도시를 다섯 차례 방문했다”고 말했다.
◇ 홍콩 IPO 급증…중국 출장도 늘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기업공개(IPO)와 2차 상장 조달 규모는 133억 달러(약 20조4300억 원)로, 2021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부분 중국 기업 자금 조달이었다.
FT는 중국 기업들이 홍콩 상장을 추진할 때 투자은행들이 이른바 ‘베이크오프(bake-off)’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러 투자은행이 중국 기업을 상대로 상장 자문 능력을 설명하며 수주 경쟁을 벌이는 절차다.
다만 경쟁사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아직 중국 전용 출장 기기 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