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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폴드 BP 의장 전격 축출…“고함·괴롭힘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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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폴드 BP 의장 전격 축출…“고함·괴롭힘 반복됐다”

취임 1년도 안 돼 해임…경영진 갈등·내부 제보까지 겹치며 혼란 심화
앨버트 매니폴드 BP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앨버트 매니폴드 BP 이사회 의장. 사진=로이터

영국 석유기업 BP가 직원 괴롭힘과 공격적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앨버트 매니폴드 의장을 전격 해임했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전략 수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사회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며 BP의 경영 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P가 “지배구조 기준과 감독, 행동 문제와 관련한 심각한 우려”를 이유로 앨버트 매니폴드 의장을 즉시 해임했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니폴드는 아일랜드 건자재업체 CRH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지난해 7월 BP 의장에 선임됐지만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BP 주가는 이날 런던 증시에서 약 4% 하락했다.

◇ “고함 치고 윽박질렀다”…내부 제보 잇따라


FT에 따르면 BP 내부에서는 매니폴드의 리더십 스타일을 두고 지속적인 불만이 제기돼왔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용납할 수 없는 행동 패턴이 있었고 회사 행동강령에도 어긋났다”며 “내부 신고 채널을 통해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니폴드를 단순히 ‘목소리가 큰 사람(shouty)’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약한 표현”이라며 “강한 변화 추진형 리더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괴롭힘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일부 이사진은 매니폴드가 비상임 의장 역할을 넘어 사실상 경영진처럼 과도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고위 임직원들에게 공개 회의와 개별 면담 자리에서 공격적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 첫 여성 CEO와도 충돌설


이번 사태는 최근 취임한 메그 오닐 BP CEO와의 갈등설 속에서 터져 나왔다.

오닐 CEO는 지난 4월 취임한 BP 최초 여성 CEO다. 그는 호주 우드사이드에너지 CEO 시절 강한 추진력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FT는 매니폴드가 오닐 CEO의 독립적인 이사회 접촉을 제한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오닐 CEO는 취임 직후 BP 조직을 두 개 핵심 사업부로 재편하며 지난 2020년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 이전 구조로 사실상 회귀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BP는 지난 수년 동안 친환경 전략과 전통 석유·가스 사업 사이에서 방향 전환을 반복하며 경영 불안이 이어져왔다.

◇ “또다시 흔들리는 BP”


FT는 BP가 지난 20년 가까이 최고경영진 논란과 전략 혼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나드 루니 전 CEO는 지난 2023년 직원들과의 개인적 관계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물러났다.

앞서 토니 헤이워드 전 CEO 역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사임했고 존 브라운 전 CEO는 법원 허위 진술 논란 끝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번에 해임된 매니폴드는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BP 지분을 확보한 이후 비용 절감과 석유·가스 중심 회귀 압박이 커지는 과정에서 선임된 인물이었다.

다만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면서 주주 18% 이상이 그의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BP는 이안 타일러 사외이사를 임시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새 정식 의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