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테이블 복귀에 유가 100달러 붕괴했으나… 공급망 전반에 퍼진 마비 여파 지속
연준(Fed), AI 인프라 투자·노동 호조 속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고개
국제 금값 온스당 4,415달러선으로 주저앉아… “중앙은행 수요 등 장기 상승 구조는 유효”
연준(Fed), AI 인프라 투자·노동 호조 속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고개
국제 금값 온스당 4,415달러선으로 주저앉아… “중앙은행 수요 등 장기 상승 구조는 유효”
이미지 확대보기전쟁 공황으로 폭등했던 유가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전 세계 공급망 전반에 스며든 물가 상승 파급 효과와 미국 경제의 견고한 회복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및 추가 인상 압박을 자극하면서 비수익 자산인 금의 보유 비용을 가혹하게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2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글로벌 귀금속 자본시장 분석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 하락한 온스당 4,415.30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금값은 이번 달에만 4% 이상 빠졌으며, 지난 1월 기록했던 역사적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두 자릿수인 약 20% 가까이 폭락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호수에 던진 돌 같다”... 유가 하락에도 번지는 에너지 충격의 잔상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직후 금값은 미 달러화의 강세 기조 및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 속에서 연준의 통화 완화(금리 인하) 가능성이 차단됨에 따라 점차 빛을 잃기 시작했다. 이자는 주지 않는 비수익 자산인 금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기회비용과 보유 비용이 치솟아 가격이 하락하는 반비례 관계를 갖는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밀려났으나, 시장의 매도 폭탄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SPI의 스티븐 인네스(Stephen Innes) 관리 파트너는 “유가는 공황 고점에서 후퇴했으나 해상 운송 비용, 공급망 마비, 물류 보험료, 산업 원자재 투입가,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기대 심리 등 이미 전 세계 경제 시스템 전반으로 악영향이 전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충격은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진 것과 같아서, 그 파급 효과의 잔상이 경제 모든 구석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쉽게 금융 완화(금리 인하) 조치로 피벗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월 美 물가 3.8% 폭등…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딜레마
이 같은 물가 폭등의 이면에는 미국 노동 시장의 강력한 고용 호조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주도하는 대대적인 생성형 AI 인프라 구축 투자 광풍이 자본 대차대조표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혼조세 속에서 금리 트레이더들은 2026년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사실상 전량 철회하기 시작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 재발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올해 중 어느 시점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가혹한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새롭게 임명된 케빈 워시(Kevin Warsh) 미 연준 의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워시 의장은 세계 최대 중앙은행의 대외적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가혹해지는 연방 부채 상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정치적 공세에 맞서 대중의 엄격한 시험대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지수(DXY)는 0.3% 상승한 99.46을 기록하며 금값을 더욱 하방 압박했다.
“단기 조정일 뿐”... 중앙은행 매수세 등 구조적 뼈대는 유효
그러나 글로벌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 가격 폭락을 장기 우상향 추세 속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단기 숨고르기(조정) 국면으로 해석하며, 장기 포트폴리오 관점의 구조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스위스의 대형 민간 은행인 롬바르드 오디에(Lombard Odier)의 키란 코우식(Kiran Kowshik) 통화 전략가는 “현재 진행 중인 금 가격의 가혹한 조동 장세가 금의 중기적 우상향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투자자들의 투기적 심리가 다소 식었을 뿐,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달러 패권 다각화를 위해 금을 지속적으로 매집하고 있는 강한 수요와 서방 선진국들의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 느리게 움직이는 장기적 강세 동력은 여전히 철옹성처럼 견고하다”고 못 박았다.
금융 전문가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글로벌 EV·반도체 표준 독점 선언이나 화웨이의 1.4나노 우회 칩 자강론 등 미·중 간 기술 무역 전쟁이 실물 자산 시장을 흔들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잔존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강달러와 고금리의 매서운 칼바람에 국제 금 가격이 대차대조표상 반토막에 가까운 부진을 보이고 있으나, 서방의 막대한 재정 적자 폭탄과 거시경제적 안보 균열이 상존하는 한 안전자산으로서 금이 가진 궁극적인 헤지(위험 분산) 지위는 복원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