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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호르무즈 합의안 수정 요구… 협상 '막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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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호르무즈 합의안 수정 요구… 협상 '막판 진통'

미·이란 양해각서 세 차례 퇴짜… 고농축 우라늄·해협 개방 조건 두고 이견 지속
이스라엘, 26년 만에 레바논 깊숙이 진격… 미·이란 최종 타결 복병 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로이터·CBS뉴스·악시오스·CNN 등 주요 외신의 지난달 31일~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을 가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 번째 수정 요구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레바논 남부에서 26년 만의 가장 깊은 지상 공세를 감행해 유네스코 보호 유산인 보포르 성을 점령했고, 이란이 미·이란 최종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레바논 휴전 이행을 고집하면서 협상 판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트럼프, 합의 초안에 또 수정 칼질… '고농축 우라늄 처리·호르무즈 조건' 두고 이견


악시오스와 CBS뉴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 이후 이란 측에 건넨 양해각서(MOU) 초안에 다시 수정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이 세 번째 수정 요구다. 협상 소식에 정통한 두 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CBS뉴스에 수정 내용이 "다소 중요한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 한 명은 악시오스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미국이 어떻게 인수하고, 그 시점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문구"가 핵심 쟁점이라고 밝혔다.

같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관련 문구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합의는 이루어진다. 다만 대통령이 원하는 내용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겠다. 이번 주 안에 뭔가 나올 수도 있고,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MOU 초안의 큰 틀은 60일간 전투 중단 연장,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없는 재개방, 핵 프로그램 관련 후속 협상 개시로 구성돼 있다. PBS뉴스아워에 따르면 초안에는 이란이 30일 이내에 해협의 기뢰를 제거하고, 60일간의 후속 협상 중 HEU 처리 방안을 첫 번째 의제로 올리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이란과 미국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지난달 31일 국영 이란통신(IRNA)에 "대화와 메시지 교환은 계속되고 있지만,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 추측"이라고 밝혔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수석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이란 국민의 권리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복수의 미국 관계자를 인용해 "합의가 임박한 만큼 추가 군사 타격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좋은 합의를 얻지 못하면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끝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열려도 유가 정상화에 5개월 이상"…국내 증권가도 경계


협상 타결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2달러(약 13만 8690원) 안팎으로,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27일 배럴당 67달러(약 10만 1000원)보다 여전히 37% 이상 높은 수준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원유 재고는 하루 평균 400만 배럴씩 감소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기존 재고를 회복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최소 5개월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파르타 상품 분석가 준 고는 PBS뉴스아워에 "근본적인 원유 공급 부족분인 하루 1000만~1100만 배럴은 즉각 해소되지 않는다. 중동 원유 생산이 재개될 때까지 시장은 계속 재고를 흡수할 것이고, 이는 수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연구소는 중동 지역 석유 시설과 재고 물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작업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걸프 산유국들의 생산량은 전쟁 이전보다 하루 약 1400만 배럴 줄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우회 수송 능력을 합쳐도 하루 400만~600만 배럴에 불과해 대체 공급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26년 만에 레바논 최심부 진격…미·이란 타결의 복병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을 넘어 900년 된 십자군 유산 보포르 성을 점령했다. 2000년 레바논 철수 이후 26년 만에 가장 깊은 지상 침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포르 점령은 우리 정책의 극적인 전환점"이라며 레바논 내 지상 작전 확대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골라니 여단이 돌아와 이스라엘 국기를 올렸다.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레바논 남부 전역에서 40회 이상의 공습을 실시했고,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인 나바티에 인근에서도 지상 작전을 전개했다.

아일랜드 타임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 당국자들은 미·이란 합의가 현재 공세를 제약하기 전에 헤즈볼라에 최대한 타격을 가하려 한다"는 분석을 전했다. 레바논 정부 통계에 따르면 3월 2일 전쟁 개시 이후 레바논 내 사망자는 3412명, 부상자는 1만 269명에 달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전선에서 즉각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추가 진격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며 "추가 확전은 역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레바논 내 새로운 난민 물결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국회의장 나비흐 베리는 "헤즈볼라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 이행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스라엘이 지상·해상·공중에서 벌이는 공세를 누가 막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전망: 레바논 전선이 미·이란 핵 협상의 최대 변수로


CNN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확대가 미·이란 최종 합의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레바논 휴전을 합의 조건으로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란의 한 고위 외교 소식통은 최근 미국 매체들에 "레바논 문제는 현재 미·이란 협상에서 핵심 난제"라고 밝혔다.

협상 타결 기대감 속에서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알터만은 "트럼프 대통령이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는 신호를 보낼수록 이란은 버티는 전략을 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지난 5월 15~22일 한 주간 910만 배럴 줄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제 신뢰도 지표인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국 경제를 '훌륭하거나 좋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협상 당국자에 따르면 이란의 답신은 최장 수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이란 협상팀이 동굴 안에 있고, 이메일을 쓰지 않는다"며 물리적 소통 한계를 언급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설령 이번 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통행 선박이 전쟁 이전 수준인 하루 125~140척으로 완전 회복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