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암 발생 급증으로 2050년까지 1억 명 규모의 전문 인력 공백 예상
고령화와 진단 기술 발전이 불러온 역설, 공공·민간 협력 기반의 긴급 대응 체계 요구
고령화와 진단 기술 발전이 불러온 역설, 공공·민간 협력 기반의 긴급 대응 체계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금융 시장과 보건 시스템이 ‘조용한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암 환자 급증 문제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전 세계 암 진단이 매일 10만 건에 달하는 가운데, 2050년까지 암 진료 현장에서만 약 1억 명의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보건 문제를 넘어, 전 세계 노동력 감소와 경제적 생산성 하락을 야기할 거시 경제적 악재로 평가된다.
특히 간호 인력에서만 약 6500만 명, 진단 인력에서 1600만 명의 대규모 결원이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암 발생률 21% 급증… 인구 고령화가 부른 '의료 사막화’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마크 로울러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Queen’s University Belfast) 디지털 헬스 교수는 “매년 3500만 건의 암 발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1억 명의 인력 부족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충격적인 의료 공백”이라고 경고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인구 10만 명당 165명인 암 발생률은 2050년에는 200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2000만 명 수준인 전 세계 암 환자 수는 2050년 353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암이 근본적으로 ‘고령화의 질병’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전 세계적으로 평균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HIV와 같은 과거 치명적인 질환들이 만성 질환으로 관리되면서, 더 많은 인구가 암 발생 위험군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 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피터 킹엄 박사는 “이는 글로벌 건강 증진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암 케어 인프라에 대한 전례 없는 야망을 요구하는 대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진단 양극화 심화… 고소득 국가도 ‘인력난’ 예외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암 발생 사례 중 3분의 1은 여전히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진단되지 않은 암 환자 비율이 60%에 달한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새로운 치료법과 조기 진단 기술 도입으로 암 생존율이 2050년까지 6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고소득 국가조차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력 수급 불균형은 결국 진단과 치료 대기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려, 암 생존율 향상을 저해하는 주요 병목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연간 암 사망자가 18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현재의 의료 체계가 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인적 자원 투자, 120조 달러 경제적 효과 낳는다
보고서의 공동 책임자인 헤드빅 흐리착 박사는 “지금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인류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암 위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별 암 통제 계획(National Cancer Control Plan)과 디지털 헬스 채택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으로 ▲국가 차원의 인력 개발 전략 수립 ▲AI 및 디지털 헬스 기술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Task-shifting)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지속 가능한 재원 조달을 제시했다.
실제로 지금 암 케어 인력에 투자할 경우,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약 1억 700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120조 달러(약 18경 1452조 원) 규모의 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예방 중심의 건강한 식단과 신체 활동 증진 역시 암 발생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비용 절감 전략’임을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보건 정책의 문제를 넘어 향후 20년, 글로벌 노동 시장과 의료 생산성 지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