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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5일 전격 방한, '반도체→로봇' 동맹 격상… 4대 그룹 총수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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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5일 전격 방한, '반도체→로봇' 동맹 격상… 4대 그룹 총수 만난다

베라루빈 양산으로 HBM 입지 굳힌 한국, 이번엔 휴머노이드·소버린 AI로 협력 격상
SK·LG·네이버·두산 총수 회동에 로보틱스株 상한가 행렬… 시구·삼겹살 회식까지
젠슨 황 CEO는 오는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들과 만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CEO는 오는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들과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훈풍이 반도체를 넘어 로봇으로 옮겨붙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5일 서울에서 국내 4대 그룹 총수와 잇따라 만나 '피지컬 AI(Physical AI·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AI)' 협력을 매듭짓는다.

디인베스터, 블룸버그 계열 매체 등이 지난 1일(현지시각)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GTC 타이베이 2026'과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친 뒤 오는 4일 저녁 입국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7개월 만의 방한이다.

4일 입국, 5일 총수 릴레이 회동… 이재용은 불참


황 CEO는 오는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차례로 만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회동은 황 CEO와 구 회장의 첫 대면이라고 디인베스터는 전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사전에 잡힌 해외 일정으로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다.

야구광인 황 CEO의 '깜짝 등판'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룸버그 계열 매체는 그가 잠실야구장 두산 베어스 홈경기에서 시구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황 CEO는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대만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서울 신라호텔에서의 재계 회동, 삼겹살 회식도 검토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오는 8일에는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을 집약한 네이버 제2사옥 '1784'(경기 성남 분당) 방문이 조율되고 있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정의선 회장과 서울 강남 '깐부치킨'에서 가진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베라루빈 양산 확정… HBM4 공급 'SK 60~70%·삼성 25~30%'

방한에 앞서 황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각)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Vera Rubin)'의 본격 양산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베라루빈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탑재된다고 직접 밝혔다.

시장조사업체와 증권가에서는 HBM4 초기 물량을 SK하이닉스가 과반 이상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뒤를 잇는 구도로 추산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기준 지난해 3분기 세계 HBM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7%, 삼성전자 22%, 마이크론 21%였다.

모건스탠리는 베라루빈 랙(rack)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부품 원가 비중이 직전 세대보다 435%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메모리 공급사들의 수익 규모가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HBM4 품질 인증을 업계 처음으로 통과해 양산·공급에 들어갔고, 지난달 29일에는 7세대 HBM4E 초기 샘플을 업계 최초로 출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HBM4E 양산 시점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황 CEO가 양산을 선언한 베라루빈을 비롯한 차세대 AI 플랫폼이 적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SK 측에서는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옴니버스(Omniverse)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디지털 트윈을 공개했다. 이 사업은 SK텔레콤과 함께 2030년 완전 자율 팹(fab) 구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기조연설을 직접 참관했다.

로보틱스·소버린 AI로 무게추 이동… 증시는 먼저 움직였다


이번 방한의 무게중심은 메모리에서 로봇으로 옮겨갔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와 에이전틱 AI 기반 지능형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을 넓히고 있다.

황 CEO의 딸이자 엔비디아 시니어 디렉터인 매디슨 황(Madison Huang)은 앞서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CEO를 만나 국내 협동로봇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LG전자는 가정용 로봇 'CLOiD(클로이드)'에 엔비디아 로봇 플랫폼 '아이작(Isaac)'을 적용하고 있으며, LG AI연구원이 휴머노이드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이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로봇 구동장치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액시엄'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소버린 AI(주권형 AI)와 AI 데이터센터 파트너로 거론된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와 네이버클라우드 로고 사이에 하트(♥) 이미지를 넣어 협력 관계를 부각했고, 화면에는 한국은행·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수력원자력·현대차그룹·HD현대·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함께 등장했다.

국내 증시는 방한 소식에 앞서 반응했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 집계에서 LG전자는 가격제한폭(29.93%)까지 올라 29만 3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LG그룹 계열사를 담은 TIGER LG그룹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22.1% 급등했다.

지난 1일에는 두산로보틱스와 로보스타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로보티스(24.58%), 레인보우로보틱스(14.81%) 등 로봇주가 일제히 뛰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황 CEO 방한과 두 그룹 총수 회동 이후 관련주가 급등했던 경험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26만여 개의 첨단 AI 칩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방한이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로보틱스·소버린 AI로 협력을 확장하는 분기점이 될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