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구글 대신 프랑스産 검색엔진 콴트로 교체
클라우드·AI·반도체 법안 패키지…미국 클라우드 3사 60% 장악 차단 겨냥
클라우드·AI·반도체 법안 패키지…미국 클라우드 3사 60% 장악 차단 겨냥
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각) 유럽의회가 구글 검색엔진을 프랑스산 콴트(Qwant)로 교체한다고 밝혔고, 유럽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반도체·클라우드·인공지능(AI) 분야를 아우르는 대규모 입법 패키지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구글 검색 배제 선언
유럽의회는 오는 4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와 모질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콴트로 교체한다. 변경은 자동 적용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다른 검색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유럽의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디지털 주권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회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콴트는 이용자 추적이나 제3자 쿠키 없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2013년 설립된 콴트는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구글 대안을 표방한다. 유럽의회 의원 720명과 수천 명의 보좌진, 행정 직원이 이 변경의 직접 적용 대상이다.
이와 맞물려 프랑스 정부는 공공기관 PC 운영체제를 윈도에서 리눅스로 전환하고,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도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서 자국산 '비전(Vision)'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클라우드·AI·반도체 '3종 세트' 법안 동시 발표
유럽집행위원회는 같은 날 '클라우드·AI 개발법(Cloud and AI Development Act)'과 '반도체법 2.0(Chips Act 2.0)'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유럽산을 사고 쓰자(Buy and Use European)'는 기치 아래 EU가 추진하는 기술 주권 강화 패키지의 핵심이다.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병원 운영과 전력망 안정, 공공 서비스 보안을 위한 기술을 외부에 의존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클라우드법은 미국 기업에 데이터 저장 위치와 무관하게 수사 당국의 열람 요청에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률이다.
클라우드·AI 개발법은 금융·에너지·보건 등 민감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주권 요건을 부과하는 것이 뼈대다.
핵심 공공 계약에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EU산임을 입증해야 하며, 비유럽 기업의 데이터·서비스 통제가 차단된다. 현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세 곳이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60% 넘게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법 2.0은 공급 중심이었던 기존 법의 방향을 수요 쪽으로 틀었다. "초기 반도체법이 주로 공급 측 지원에 집중했다면, 이번 개정안은 수요 측 조치에 더 무게를 둔다"고 초안에 명시됐다.
제조사와 구매자 간 장기 구매 보장 계약 체결을 장려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전력망 우선 접속권, 망 이용료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EU가 목표로 삼은 2030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현재의 두 배인 20%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즉각 "고객 통제권을 보장하는 안전하고 자주적인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의 강력하고 탄력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프랑스 캐프제미나이와 오랑주가 보유한 '블루(Bleu)', 독일 SAP 자회사가 운영하는 '델로스 클라우드(Delos Cloud)' 같은 현지 주권형 클라우드 합작 벤처를 운영 중이다.
입법까지 넘어야 할 산
이번 패키지는 클라우드·AI 개발법 단독 법안이 아니라, 반도체법 2.0·오픈소스 전략·에너지 부문 디지털화 로드맵을 아우르는 '유럽스택(EuroStack)'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브뤼셀이 향후 10년에 걸쳐 공공 부문 지출을 유럽 공급업체 쪽으로 의도적으로 돌리려는 산업정책의 성격을 띤다.
다만 두 법안 모두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협의를 거쳐야 정식 법률로 발효될 수 있다. 27개 회원국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최종 입법까지는 수개월의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빅테크의 반발과 협상 과정에서의 내용 희석 가능성을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