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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SiC 웨이퍼 200달러대 진입… 보쉬·인피니언 공급망 재편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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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SiC 웨이퍼 200달러대 진입… 보쉬·인피니언 공급망 재편 조짐

감가상각 끝난 설비 기반의 가격 공세, 서방 전력반도체 시장 흔든다
국내 EV 파워모듈 소부장 투자 위축 우려… D램식 치킨게임 재현 주의보
중국 탄화규소(SiC) 기판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공세를 전개하며 글로벌 화합물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탄화규소(SiC) 기판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공세를 전개하며 글로벌 화합물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탄화규소(SiC) 기판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공세를 전개하며 글로벌 화합물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의 4(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산 6인치 SiC 웨이퍼의 일부 물량 기준 스팟 가격(시장 거래가)1장당 200~300달러(30~459900) 수준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단가 추이를 사실상 제조 원가 이하의 밀어내기 공세로 추정한다. 이러한 초저가 기조는 글로벌 전력반도체 공급망에 균열을 내는 한편, 전기차(EV) 파워모듈 국산화를 추진 중인 국내 소부장 생태계에 철저한 대응을 요구한다.

감가상각 마친 구형 설비와 8인치 기술 전환 압박의 교차점


중국 소부장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며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배경에는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는 장비 감가상각의 완료에 따른 고정비 절감이다. 산둥천열, 천과람, 통광, 삼안광전 등 중국 주요 기업의 6인치 생산 라인은 지난 10여 년간 투자가 진행되어 회계상 설비투자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고정비 부담이 적은 만큼 가격 인하 경쟁에서 해외 신생 기업들보다 높은 가격 인하 여력을 확보했다.
둘째는 차세대 기술인 8인치(200mm) 웨이퍼로의 전환 압박이다. 글로벌 시장의 주류가 8인치 체제로 이동하면서 구형 6인치 기판의 상업적 수명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8인치 양산 기술 완성까지의 시간을 벌기 위해 기존 6인치 재고를 시장에 저가로 공급하며 점유율 유지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효율 부담 증가와 서방 공급망의 다변화 움직임


최근 생성형 AI 데이터센터의 확산으로 고효율 전력 변환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SiC 기반 전력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기판은 서방 공급망의 조달 다변화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산둥천열과 천과람은 독일 보쉬, 인피니언의 공급망 일부에 편입되었으며, 삼안광전은 에스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충칭에 8인치 합작 공장을 건설하며 협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엔비디아 중심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유럽계 종합반도체기업(IDM)들 사이에서 중국산 소재 조달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실정이다.

미국 행정부(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장벽과 지정학적 규제 역시 우회 경로막 형성에 그치고 있다. SiC 기판은 군사 작전용 절연재와 달리 범용 소재로 간주되어 전략물자 통제선에서 벗어나 있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성장시킨 SiC 잉곳을 수입한 뒤, 절단과 에피택시 공정을 제3국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해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공급망과 국내 소부장 생태계에 미치는 후폭풍

이 같은 중국산 소재의 단가 하락은 한국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자립화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와 LS전선 등 국내 전기차 파워모듈 수요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자재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중국산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위험이 있다. 특히 기술 국산화에 나선 국내 SiC 스타트업들은 설비투자 감가상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단가 압박에 직면, 자금 조달 및 사업 지속성에 부담을 안을 수 있다.

국내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의 6인치 SiC 웨이퍼 생산 단가는 장당 대략 600~700달러(91~1073100) 선으로 추정되는데, 중국산 공급가는 이보다 50% 이상 낮은 수준"이라며 "단기 마진에 치중해 중국산 기판 비중을 과도하게 높이면 향후 공급망 위기 시 독자적인 대응력을 상실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시나리오별 체크포인트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향방과 국내 소부장 기업의 생존 여부를 가를 핵심 지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IDM8인치 수율 전환 속도다. 메이저 기업들의 8인치 양산 수율이 안정화되어 전환율이 60%를 넘어설 경우, 중국의 구형 6인치 덤핑 공세가 지닌 시장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약화된다.

둘째, 미국 상무부 규제 품목 확장 여부다. 미국 정부가 범용 SiC 잉곳 및 웨이퍼까지 전략물자 통제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글로벌 공급망 체계는 인위적인 지형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셋째, 국내 수요 대기업의 국산 기판 채택 비율이다. 현대모비스 등 국내 핵심 수요처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해 국산 소부장 제품의 채택 마지노선을 얼마나 유지해 주느냐가 생태계 자립의 척도가 된다.

중국의 거침없는 SiC 단가 공세는 서방과 한국의 반도체 제조 주권을 시험대 위에 올렸으며, 독자적인 공급망 자립 없이는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