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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팔 114대 도입 확정… KF-21 단기 진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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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팔 114대 도입 확정… KF-21 단기 진입 ‘제동’

51조 원 규모 메가 딜 공식 가동, '메이크 인 인디아' 장벽에 막힌 한국형 전투기
운용 연속성과 실전 능력 앞세운 프랑스 우위가 뚜렷해진 양상…레이더 소스코드 제한은 변수
최근 한·인도 정상외교 후속 대응 시급…완제품 넘어 해군 MRO·육상 K9 협력 짜야
인도 공군(IAF)이 프랑스 다소 항공의 라팔 전투기 114대를 정식 도입하기 위한 정부 간 국방 조달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공군(IAF)이 프랑스 다소 항공의 라팔 전투기 114대를 정식 도입하기 위한 정부 간 국방 조달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 공군(IAF)이 프랑스 다소 항공의 라팔 전투기 114대를 정식 도입하기 위한 정부 간 국방 조달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인도의 타임즈오브인디아(TOI)2(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 산하 획득국은 프랑스 정부 당국자들에게 공식 소요요청서(LoR)를 발송했다. 전체 사업비가 32500억 루피(5183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계약은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기 도입 사업(MRFA)이다. 한국 방산의 핵심 수출 품목인 KF-21의 인도 시장 단기 진입 가능성을 제한하는 강력한 경쟁 변수로 부상했다.

다만 인도의 극심한 공중 전력 공백과 자체 전투기 개발 지연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틈새시장은 여전히 열려 있어, 국내 방산 업계의 정밀한 후속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

운용 연속성 앞세운 국방 메가 딜 공식화…51조 원 계약 가속

이번 국방 메가 딜을 매듭짓기 위한 양국의 고위급 외교 행보도 빨라졌다. AP 싱 인도 공군 참모총장은 다소 항공의 제조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프랑스를 4일 일정으로 전격 방문했다. 이어 오는 6월 중순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프랑스를 방문해 G7 아웃리치 세션에 참석하는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라팔 114대 최종 합의에 근접할 전망이다.

최근 한·인도 정상외교 이후 인도는 프랑스와의 G2G(정부 간) 계약 마무리 단계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프랑스 측은 3개월 이내에 답변을 보낼 예정이며, 최종 서명은 올해 말로 관측된다.

인도가 라팔을 선택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경제 안보적 계산이 깔려 있다. 인도 공군은 이미 36대의 라팔을 도입해 운용 중이어서 후속 군수 지원과 정비 인프라 통합, 규모의 경제 확보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카슈미르 분쟁 등 실전에서 검증된 플랫폼이라는 점과 미국 대비 규제가 적어 정치·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프랑스 무기체계의 특성도 조달 속도를 높인 핵심 요인이다. 인도는 파키스탄·중국과의 양면 안보 위협 속에서 법정 전투기 전력인 42개 비행대대 대비 현재 전력이 29개 비행대대로 급감하자 전력 공백을 신속히 메우고자 이번 결정을 내렸다.

'90여 대 현지 조립' 장벽과 기술 이전 제한의 함수관계


이번 계약의 표면적 특징은 철저한 현지화다. 도입 물량 114대 중 18대는 프랑스 완제품으로 직수입하고, 나머지 90여 대는 인도 현지 공장에서 힌두스탄 항공(HAL) 등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생산한다. 다소 항공이 라팔의 해외 현지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역대 최초며 부품 현지화율은 50%에 달한다. 인도의 제조업 활성화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를 정면 반영한 구조다.

그러나 투자자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이면은 기술 이전의 실제 범위다.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측은 엔진 제조를 비롯한 핵심 원천 기술뿐 아니라 레이더·항전장비 소스코드 등 핵심 기술의 완전 이전에는 제한을 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도 자체 개발 5세대 스텔스기(AMCA) 사업의 고질적인 지연으로 인해 전력화 시기가 오는 2035년 이후로 예상되는 만큼, 인도의 공중 전력 수요 전체가 이번 라팔 조달로 완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KAI KF-21의 인도 시장 단기 진입은 사실상 어려워졌으나 블록2 등 성능 개량 시점과 맞물린 중장기 진입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 입체적 틈새 공략…한국형 방산 공급망 전략 짜야


국내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완제품 수출 중심의 단선적 접근에서 벗어나 육··공 전 영역을 아우르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도가 원하는 현지 생태계 구축 흐름에 발맞추어 다각화된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승산이 있다는 진단이다.

항공 분야에서 라팔 도입으로 막힌 완제품 시장 대신, 대규모 인도 기체들의 항전장비 업그레이드 및 엔진 정비 공급망 진입을 타깃으로 삼는 동시에, KF-21 블록2 개발과 연계한 기술 패키지 제안도 검토해야 한다.

해군 분야에서는 한화오션 등이 강점을 가진 잠수함 및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이 핵심 대안이다. 호주 당국으로부터 아스탈 지분 19.9% 인수를 승인받으며 글로벌 해군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검증받은 만큼, 인도 해군 MRO 시장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육상 분야에서도 이미 성공적으로 진입한 K9 자주포의 후속 물량 확보와 함께 현지 생산 확대를 연계한 현지 맞춤형 장갑차 사업 등으로 지배력을 굳혀야 한다.

국내 방산 업계가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의 독식을 지켜보는 데 그치지 말고, 최근 다져진 외교적 자산을 발판 삼아 한국이 즉각 제공할 수 있는 고효율 MRO 파트너십과 현지 합작법인(JV) 중심의 패키지형 경제안보 전략을 신속히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인도의 부품 현지화율 50% 달성 여부 파악이다. 다소 항공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프랑스 부품 파트너사들의 실적 변화와 인도 현지 조립 공장의 가동 시점을 밀착 감시해야 한다.

둘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의 인도 현지 합작법인 추진 현황이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메이크 인 인디아' 조건에 맞춰 현지 기업과 지분 제휴나 기술 이전을 얼마나 신속하게 이끌어내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인도 차세대 스텔스기(AMCA) 개발 지연 추이 모니터링이다. 인도 자체 전투기 사업의 지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장기적으로 KF-21 블록2 등 한국형 무기체계가 시장 틈새를 공략할 기회가 커지기 때문이다.

넷째, 라팔 계약의 금융 구조 및 분할 지급 조건 모니터링이다. 대규모 방산 프로젝트의 특성상 현금흐름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인도 정부의 예산 집행 스케줄과 프랑스 측의 현지 재투자(오프셋) 규모를 추적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