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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최대 14기 교체 로드맵 확정… 2040년대 1차 5기 발주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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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최대 14기 교체 로드맵 확정… 2040년대 1차 5기 발주 시동

경제산업성 '에너지 행동지침' 전격 개정… AI 전력 대란 속 문 열린 일본 공급망
JSW 병목 현실화… 韓 원전 공급망 '수출 사이클' 진입
일본 정부가 오는 2040년대까지 최대 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신형으로 교체 건설한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자 멈춰 섰던 원전 시계바늘을 다시 돌려 에너지 안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정부가 오는 2040년대까지 최대 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신형으로 교체 건설한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자 멈춰 섰던 원전 시계바늘을 다시 돌려 에너지 안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본 정부가 오는 2040년대까지 최대 5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신형으로 교체 건설한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자 멈춰 섰던 원전 시계바늘을 다시 돌려 에너지 안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원전 가동률 저하와 화석연료 의존 심화로 전력난을 겪던 일본의 이번 전력 믹스 대전환은 동아시아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4(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경제산업성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에너지 행동지침' 개정안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박스] 일본 정부 원전 리프레이스(교체) 로드맵.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 박스] 일본 정부 원전 리프레이스(교체) 로드맵. 도표=글로벌이코노믹

2040년대 최대 550kW 확보… 차세대 혁신로 도입 속도


일본 경제산업성이 종합자원에너지조사회 소위원회에 제출한 개정안 핵심은 수명이 다한 기존 원전을 차세대 혁신로로 교체하는 '리프레이스(Replace)'. 구체적으로는 오는 2040년대까지 1차 사업으로 원전 2~5기를 먼저 교체한다. 설비 용량 기준으로는 최소 220kW에서 최대 550kW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일본 내 기존 원전 전체 설비 용량(3100kW)의 약 18% 수준에 달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50년대까지 9기의 원전을 추가로 교체해 통산 11~14기를 확보한다는 중장기 청사진도 마련했다. 최종 목표 용량은 최대 1600kW에 이른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약 2200만 가구의 70% 이상을 커버하는 규모다.

전력 믹스 내 원전 비중도 공격적으로 끌어올린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각의 결정한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40년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20%로 명시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원전 발전 비중이 9.4%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15년 내 원전 가동률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도전적인 과제다.

60년 수명 한계와 데이터센터발 전력 대란이 추진력


일본 정부가 이처럼 원전 회귀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두 가지 대형 악재가 자리 잡고 있다. 노후 원전의 수명 만료 압박과 AI 혁명에 따른 극심한 전력 부족 현상이다.
현재 일본 법정 원전 운전 기간은 최장 60년이다. 경제산업성 조사를 보면 오는 2040년까지 가동 60년을 넘기는 원전은 관서전력 고하마 1·2호기를 포함해 총 4기다. 이들의 설비 용량만 358kW에 달한다. 오는 2050년이 되면 구주전력 센다이 1·2호기 등 11기가 추가로 수명 한계에 도달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당장 2020년대 내에 지질 조사와 부지 확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이 대거 들어서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40년 자국 내 총발전 전력량이 지난해 대비 21% 급증한 최대 12000kWh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폭발이 전체 수요 증가세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안정적이면서도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 없이는 첨단 산업 유치가 불가능하다는 일본 정부의 현실적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JSW 생산능력 한계 봉착… 한국 공급망 의존 불가피


글로벌 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일본 자체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 생태계가 장기간 축소된 데다, 대형 원전의 핵심인 초대형 주단조품(Ultra-heavy forging) 생산 능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이는 원자료 압력용기(RPV, Reactor Pressure Vessel)와 증기발생기(SG)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순도의 거대한 쇳덩어리(강괴) 기반 부품이다.

현재 일본 내 초대형 단조 설비는 재팬스틸웍스(JSW) 등 소수에 집중돼 있어, 복수 원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주될 경우 극심한 공급 병목현상이 불가피하다. 특히 원자로 압력용기(RPV)용 단조품은 공급업체가 극도로 제한돼 있어, 발주 증가 시 가격 협상력 역시 공급자 측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17000t급 단조 프레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재 공급부터 주기기 제작까지 한 부지에서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원스톱'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일본 전력회사들이 한국 원전 생태계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 밸류체인 단계별로 확실한 수혜가 직결될 전망이다.

1차 직접 수혜(주기기 및 대형 부품)는 두산에너빌리티다.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주기기 수주에서 핵심 축이다. 배열회수보일러(HRSG) 기기 경쟁력을 보유한 비에이치아이, 열교환기 전문 SNT에너지의 기자재 공급 역시 동반 상승할 공산이 크다.

필수 기자재(배관·피팅·밸브)에서는 대규모 배관망 구축에 필수적인 산업용 피팅 업체 태광과 성광벤드, 계측용 밸브를 공급하는 하이록코리아의 수주 확대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간접 수혜(특수 소재)로는 원전용 초정밀 고압 배관을 공급하는 세아제강과 원자로용 특수강 소재를 공급하는 포스코 계열사의 후방 낙수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

주민 동의가 변수… 2027년 규제 개정이 투자 타이밍


다만 실제 매출 인식까지는 법적·환경적 난관이 남아있다. 원전 조사부터 착공, 가동까지는 통상 20년 안팎의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규제위원회의 엄격한 안전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까다롭다. 일본 정부가 지자체 설명회에 직접 참여해 설득하기로 지침을 바꾼 이유도 이 때문이다.

투자 관점에서는 실제 수혜가 가시화되는 타임라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은 단기 모멘텀에 그치지 않고 장기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은 오는 2027년 일본 원자로규제법 개정 이후, 안전 심사가 가속화되는 2028~2030년 발주 구간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유심히 살펴야 할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일본 원자로규제법 개정 추이다. 오는 2027년 예정된 규제법 개정과 2단계 안전 심사제 도입 여부가 원전 건설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다.

둘째, 국가 지정 부지 확정 결과다. 새해 초 발표될 차세대 혁신로 국가 지정 부지의 지자체 수용성과 환경 평가 통과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

셋째, 한일 부품사 공급 계약 공시다. 일본 전력사의 주단조품 및 배관 발주 시점에 맞춰 국내 원전 부품사들의 대일 수출 계약 규모를 점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