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연속 판매 감소·이익 급감 속 자체 개발 4나노 칩 공개
사고 전액 보상 초강수…소프트웨어 전쟁 판세 뒤집기 나섰다
사고 전액 보상 초강수…소프트웨어 전쟁 판세 뒤집기 나섰다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배터리 강자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을 선언했지만, 시장의 냉혹한 심판 앞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각) BYD가 올 1분기 순이익이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자체 개발 4나노미터 자율주행 칩을 전격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전쟁의 판세를 바꾸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시장이 이제 주행거리나 충전 속도가 아닌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경쟁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BYD가 이 변곡점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년 만에 최악 성적표…가격 전쟁의 민낯
BYD는 지난 4월 28일(현지시각)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주주 귀속 순이익이 40억 9000만 위안(약 92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4%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가파른 낙폭이다. 매출도 1502억 위안(약 34조 22억 원)으로 11.8% 줄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70만 463대로, 지난해보다 30% 감소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각) "BYD가 배터리에서 확보한 경쟁 우위를 소프트웨어에서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의 핵심은 중국 내수 시장이다. 2025년 중국 내 차량 인도량은 356만 대로 8% 가까이 줄었고, 지난 1월에는 전년보다 30.1% 급감한 21만 대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2026~2027년 전기차 구매세 감면 혜택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지난해 말 수요가 앞당겨졌고, 그 반작용이 올 초 실적을 덮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올 1분기를 "바닥"으로 보고 목표주가 홍콩달러(HKD) 134를 유지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노무라증권도 "2026년이 성장 회복의 분수령"이라며 단기 고통을 감수한 전략적 전환기로 봤다. 반면 BYD 홍콩 상장 주식은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90.30홍콩달러로, 52주 최저가 88.50홍콩달러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신의 눈 5.0'·4나노 칩…기술 전략 전환 선언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지난달 28일 선전 본사에서 열린 지능화 전략 발표 행사에서 "전동화의 전반전이 배터리였다면, 지능화의 후반전은 반도체"라고 못 박았다.
이날 공개된 '쉬안지(璇璣) A3'는 중국 최초의 차량용 4나노 자율주행 칩으로, 칩 하나당 700 TOPS(초당 연산처리량)의 연산 능력을 갖추며 3개를 묶으면 2100 TOPS로 레벨 3·4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이미 대규모 양산에 들어갔으며, 동급 제품보다 전력 소모가 20% 낮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BYD의 반도체 연구개발 누적 투자는 1000억 위안(약 22조 6380억 원)을 넘어섰다.
함께 공개된 '신의 눈 5.0'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하루 최대 2억 킬로미터의 실주행 데이터를 처리하는 자기 진화형 데이터 플라이휠을 도입하고, 시스템 반응 속도를 업계 평균보다 80% 낮췄다.
BYD는 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보조 기능 사용 중 사고에 대해 수리비와 대인·대물 배상금을 전액 부담하는 보상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술 불신을 거두고 소비자 수요를 되살리겠다는 계산이다.
화웨이·샤오미에 쫓기는 BYD, 해외 시장이 마지막 카드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발표 당일 주가 상승폭은 1.1%에 그쳤다.
BYD가 저가 보급형 모델 구매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기능이던 자율주행을 무료로 탑재하는 전략을 꺼냈지만, 지난해 샤오미 전기차 치사 사고 이후 중국 당국이 자율주행 기능 광고 표현을 강하게 옥죄면서 역풍을 맞았다.
소비자들이 실주행에서 의도치 않은 급가속과 조향 오작동 등을 잇달아 신고하면서 '신의 눈'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쌓였다.
경쟁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2026 베이징 모터쇼에서 화웨이는 레벨 3 자율주행 상업 운행을 공식 선언했고, 신생 브랜드 리프모터는 8만 위안(약 1811만 원) 보급형 차량에 고급 자율주행 기능을 심어 가성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1분기 해외 판매는 32만 대로 55% 늘며 숨통을 틔웠다. 유럽에서는 169.7% 성장해 시장 점유율이 0.7%에서 1.8%로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시장이 2030년 BYD 전체 이익의 62%를 차지하는 '제2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27% 수입 관세라는 벽은 여전하다.
중국 전기차 시장 안팎에서는 쉬안지 A3와 신의 눈 5.0에 올라탄 BYD의 기술 독립 전략이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실제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