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들, KOSPI 급등에 따른 과열 경계하며 파생상품 헤지 및 비중 축소 돌입
미국 시장 내 iShares MSCI South Korea ETF 옵션 거래서 하방 방어 수요 급증… 5일 미 증시서 14% 급락 영향
"약세장 전환은 아냐"… 대만 대비 저평가 매력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 종목으로의 이익 성장 확산은 긍정적
다만 올해 외국인 누적 760억 달러 순매도 및 개인 투자자의 레버지리 확대는 변동성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
미국 시장 내 iShares MSCI South Korea ETF 옵션 거래서 하방 방어 수요 급증… 5일 미 증시서 14% 급락 영향
"약세장 전환은 아냐"… 대만 대비 저평가 매력 및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 종목으로의 이익 성장 확산은 긍정적
다만 올해 외국인 누적 760억 달러 순매도 및 개인 투자자의 레버지리 확대는 변동성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낙관론의 물결에 음영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우려가 머리를 들면서, 강세론을 펼치던 주요 투자자들조차 포지션 헤지(위험 분산)에 나서거나 과도하게 집중됐던 거래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서도 이 같은 글로벌 펀드들의 '숨고르기'와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세히 조명됐다.
"수익 지키자"… 글로벌 헤지펀드들, 앞다투어 하방 방어망 구축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사들은 KOSPI의 단기 급등에 따른 급격한 추세 반전에 대비해 방어벽을 세우고 있다.
헤지펀드인 '골든 호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최근 몇 주간 한국 증시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 노출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파생상품을 활용한 하락 리스크 헤지를 대폭 강화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M&G 인베스트먼트' 역시 인공지능(AI) 밸류체인 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마이너 밸류 기업들로 눈을 돌리며, 기존에 보유했던 대형 메모리 및 파운드리 주식의 비중을 줄였다.
실제 금융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이러한 경계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iShares MSCI South Korea ETF'의 옵션 거래를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수요가 상승 여력에 베팅하던 것에서 하방 위험을 방어하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해당 ETF는 지난 5일 미국 시장에서 14% 급락한 바 있다.
탄비르 산두 BI 글로벌 수석 데리버티브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의 논점은 한국 증시의 매력 여부가 아니라, 그동안 거둔 막대한 수익을 잃지 않으면서 투자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이다"라고 현 시장 분위기를 짚었다.
'시총 1조 달러 클럽' 삼성·SK하이닉스 독주 제동… 자금 다각화 모색
과거 1년간 한국 증시는 AI 붐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기업 개혁)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고, 주가지수를 역사적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 폭등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고, 한국 증시가 일시적으로 인도를 제치고 세계 6위 주식시장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화된 상승세로 인해 특정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이 지나치게 심화되면서, 시장 전체가 작은 충격에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일 미국 기술주가 금리 상승 우려로 급락하자 한국 주요 지수도 장중 한때 7% 밀리는 등 인기 거래의 급격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
"투자의견 하향은 아냐"… 여전한 밸류에이션 매력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금 이동이 한국 시장에 대한 '매도(약세 전환)' 신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만 등 경쟁 기술 허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으며, 전 세계 주식시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AI 관련 투자 테마 중 하나라는 시각은 굳건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KOSP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 수준으로, 과거 5년 평균치인 10배를 밑돌 뿐만 아니라 약 20배에서 거래되는 대만 주요 지수에 비해 확연히 저렴하다. 아울러 실적 개선 모멘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의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두 회사를 제외한 KOSPI 구성 종목의 올해 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20% 수준에서 최근 50% 이상으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라지브 디멜로 가마 자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상승 페이스가 어지러울 정도로 가파르지만, 지금 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면 향후 조정이 오지 않았을 때 재진입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며 투자 유지를 권고했다.
변동성 키우는 외국인 이탈과 개인 '레버리지 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해외 자금 유출은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글로벌 펀드들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60억 달러를 빼냈으며, 최근 한 달 동안은 매 영업일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이 유출의 일부는 개별 종목 보유 한도에 따른 기술적 제약 때문이지만, 이 매물을 흡수하고 있는 주체가 단기 성향이 강한 개인 투자자들이라는 점이 시장의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확대되는 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레버리지형 ETF의 인기와 향후 도입 예정인 개별 주식 위클리 옵션 등은 본래 변동성이 큰 한국 증시의 출렁임 폭을 더욱 증폭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스테판 마르틴 옵티버 아시아 지역 데리버티브 영업책임자는 "이러한 상품들은 개인의 참여를 높이는 흥미로운 도구이지만, 만약 시장 추세가 하락으로 반전될 경우 증시를 매우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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